주5일 수업, 부작용 최소화하려면[중앙일보] 입력 2011.04.21 00:29 / 수정 2011.04.21 01:15
학교교육과 관련해선 교육과정 파행 운영 가능성 증가, 이틀간의 공백으로 인한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 증가, 수업일수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학력 하락 등을 들 수 있다. 수업일수가 줄어들 경우 학교는 눈에 드러나는 학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주지(主旨) 교과가 아닌 다른 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게 될 것이다. 이틀간 학교를 떠나 있다가 돌아오게 되면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생활지도 및 학습지도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또한 그동안 국제사회에서는 한국학생들의 학력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로 수업일수가 많은 것을 들고 있었던 것에 비추어볼 때 장기적으론 전반적인 학력 저하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가정과 관련해서는 사교육비 증가, 방치되는 아이들 증가 등의 문제가 커질 것이다. 주 5일제를 하기 어려운 5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가 전체 임금 노동자의 18%에 달하고, 환경이 열악한 자영업자가 총 근로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은 상황에 비추어볼 때 다른 나라에 비해 집에 방치될 아이들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가정배경에 따른 교육 양극화 심화, 토요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교육예산 증가 등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완화시키면서 주5일 수업 전면 실시가 우리 아이들 교육에, 그리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도록 하기 위해선 이미 논의되고 있는 온종일 돌봄교실 확대, 지자체 대체 프로그램 개설 방안과 함께 몇 가지 대책이 요구된다.
주5일제가 정착되는 상황에서 부모가 자기 자녀만 개별적으로 데리고 다니는 대신 학부모가 학교의 프로그램을 도우면서 자녀를 함께 참여시킬 수 있도록 교육봉사 세금감면 혜택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하는 체험활동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더 좋아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지적·정서적 성장에도 더 도움이 된다.
물론 토요일 프로그램 운영의 주체는 학교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토요일은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도록 제도화하고 필요한 유인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부분적인 주5일제 수업 실시 경험과 외국의 사례를 토대로 문제점을 분석하여 철저히 대비함으로써 이 제도 도입이 교사의 근무 여건 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지적·정서적 성장,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적인 행복지수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