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제시 찬디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핵심 고객 재정의가 혁신의 기본”

 입력 : 2016.01.31 11:20
라제시 찬디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핵심 고객 재정의가 혁신의 기본”
 라제시 찬디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한때 세계 1위 사진 필름 회사였던 코닥은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 물결 속에 무너졌다.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고도 말이다. 디지털 카메라 시대를 연 회사가 디지털 카메라 때문에 망했다. 여기까지는 많이 알려진 얘기다.라제시 찬디(Chandy·47)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더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고 말한다. “흔히 코닥이 디지털 시대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정상에서 추락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코닥이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회사의 핵심 고객을 잘못 정의했기 때문입니다. 코닥이 생각한 주 고객은 디지털 사진을 찍을 개인이 아니라,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사진 현상소였습니다. 현상소들은 코닥이 디지털과 관련된 뭔가를 하려고 할 때마다 ‘큰돈 들여 기계를 샀는데 누구 사업 말아먹게 할 일 있냐’며 반발했습니다. 코닥은 주력해야 하는 고객군이 달라졌다는 것을 빨리 깨닫고 개인용 디지털 카메라를 팔아야 했습니다. 핵심 고객을 재(再)정의하지 않고 기존 시장에 안주한 게 코닥의 치명적인 실수였습니다.”찬디 교수는 2013년 ‘최고의 경영 사상가 50인(Thinkers 50)’에 이름을 올린 경영 이론가다. 기업 혁신, 마케팅, 기업가 정신 등을 주로 연구했으며, 3M, 마이크로소프트, 필립스, 도이체텔레콤 등 글로벌 기업에서 혁신 전략에 대해 강의해왔다. 2006~2008년에는 미국 상무부 산하 혁신평가자문위원회에서 미국 경제의 혁신 수준을 평가하는 작업을 맡았다.찬디 교수는 “내 고객이 누구인가를 아는 것이 혁신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기업은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회사가 집중해야 하는 핵심 고객이 달라지지 않았는지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핵심 고객을 끊임없이 재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런던비즈니스스쿨 연구실에서 찬디 교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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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고객 재정의가 혁신의 기본은행이 돈 안되는 대상으로 볼때엠페사는 빈곤층도 거대한 소비층으로 정의해 성공코닥이 망한 것은개인을 핵심 고객으로 못 보고사진 현상소만 바라본 게 실수
―핵심 고객을 재정의하는 것을 혁신의 중점으로 보셨습니다.”한국에서 저에게 돈을 보낸다고 합시다. 보통 어떻게 하나요? 우선 은행을 통해야 할 겁니다. 인터넷 뱅킹이든 모바일 뱅킹이든 은행 계좌가 있어야 하죠. 아프리카 케냐에는 ‘엠페사(M-Pesa)’라는 모바일 머니 서비스가 있습니다. 휴대전화로 돈을 주고받는 서비스입니다. 은행 계좌는 필요 없습니다.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간단히 상대방에게 돈을 보낼 수 있습니다. 2007년 서비스 출시 이후 현재 케냐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엠페사를 쓰고 있죠. 보통 인터넷 송금 서비스는 은행을 고객으로 생각해 이들과 제휴하려 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엠페사를 출시한 케냐 통신사 사파리콤과 영국 보다폰은 엠페사의 고객을 케냐 국민 전체로 정의했습니다. 사실상 대다수 케냐 국민이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케냐인들은 돈을 집 안에 보관하고 다른 지역에 송금할 때는 버스 운전사에게 부탁하곤 했습니다. 사파리콤과 보다폰은 기본적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었던 케냐 국민의 절실함을 꿰뚫어봤습니다. 당시 케냐의 은행은 이들을 ‘금융 소비자’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돈이 안 되는 가난한 사람들로만 봤죠.”―그렇다면 빈곤층이 주 고객이란 얘긴데 수익은 나나요?”빈곤 국가라고 해서 기부나 원조 대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빈곤층에 속한 개인은 가난한 사람들이지만, 전체로 보면 거대한 소비자층이 됩니다. 엠페사 서비스는 2009년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작년엔 매출을 약 3800억원 올렸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엠페사는 은행이라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습니다.”―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던 빈곤층을 주력 고객으로 재정의해 혁신에 성공한 것이군요.”그렇습니다. 혁신(innovation)은 발명(invention)과 다릅니다. 발명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것이고 혁신은 새 아이디어를 소비자의 생활 깊숙이 침투시키는 것입니다. 흔히 혁신이라고 하면 새로운 것, 새로운 방식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그러나 동시에 상업화까지 이뤄져야 혁신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사파리콤과 보다폰은 모바일 송금이란 새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해 은행을 대상으로 돈을 벌려 하지 않았습니다. 은행을 이용할 수 없던 사람 모두를 고객으로 삼았습니다.”―고객을 재정의하려면 고객이 바뀌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이를 찾아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경영자가 새 아이디어에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세상의 변화에 민감해야 합니다. 소비자와 산업의 빠른 변화 속도에 뒤처지면 안 됩니다. 경영자 스스로가 모든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어느 곳을 보고, 누구에게 어떤 조언을 받을지를 알면 됩니다. 인내심도 있어야 합니다. 급진적인 아이디어는 개발·출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4D 카메라를 개발했더라도 소비자가 당장 원하지 않고 기꺼이 돈을 내려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것으로 눈을 돌리고 싶은 유혹에 빠지죠. 투자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스스로도 진전이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변화는 계속 일어납니다. 혁신은 흥분, 공포 등이 모두 나타나는 긴 과정입니다. 시장이 준비될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기존 사업이 잘될수록 고객이 재정의되는 변화에 무뎌지고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그런 우(愚)를 범하지 않으려면 항상 미래를 생각해야 합니다. 회사가 잘나갈수록 오만함을 멀리해야 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는 데 신경 쓰기보다는 늘 그다음을 생각해야 하죠. 지금 잘 팔리는 제품보다는 앞으로 어떤 걸 팔아야 할지를 얘기하는 겁니다. 미래 소비자는 어떨지, 지금과 어떻게 다를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애플의 음악 파일 플레이어 ‘아이팟’은 출시 후 바로 인기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시장을 평정하는 데 몇 년이 걸렸죠. 아이팟은 한때 애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누가 퇴출시켰을까요? 바로 애플 스스로입니다. 애플은 기존 제품 잠식을 마다하지 않고 아이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키웠습니다. 아이팟의 목적인 음악 듣기 기능은 아이폰에 흡수됐습니다. 아이폰 고객은 아이팟 시장의 고객보다 훨씬 다양하고 광범위합니다.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어도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이제 케냐에서는 엠페사 모바일 머니 서비스를 이용해 휴대전화로 돈을 주고받는 것이 일상이 됐다. / 블룸버그
-지키기보다 미래를 생각하라’아이팟’ 퇴출시킨 건 애플 자신잘 나가던 상품 대신아이폰으로 광범위한 고객 잡아1980년대 컴퓨터 제조사 DEC는”집에서 누가 컴퓨터 쓰겠나”개인 고객 공략 실패
―핵심 고객 재정의에 성공한 회사보다는 실패한 회사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그래서 리더 역할이 중요합니다. 변화를 포착하지 못하고 혁신을 묵살해 회사의 미래를 망친 경영자가 다수입니다. 1980년대 DEC(디지털 이큅먼트 코퍼레이션)는 컴퓨터 제조업체로 이름을 날렸지만 그 후 사세가 기울어 1998년 컴팩에 팔렸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당시 컴퓨터 산업은 개인용 컴퓨터(PC)로 시장 중심이 빠르게 옮아가고 있었습니다. 회사가 공략해야 할 핵심 고객도 바뀌고 있었다는 뜻이죠. 그러나 켄 올슨 DEC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무시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집에서 컴퓨터를 쓰고 싶어 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죠. 그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PC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찬디 교수는 동료 학자들과 함께 회사의 혁신에 CEO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성공적 변신을 이끄는 CEO와 그러지 못하는 CEO는 뭐가 다를까? 그는 “평소에 얼마나 미래를 생각하는지가 큰 차이를 만든다”고 말한다.”CEO는 회사 방향을 정하고 이끌어가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흔히 CEO가 앞날을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낼 거란 인식이 있죠. 그러나 연구 결과 실제로 CEO가 장기 전략에 집중하며 보내는 시간은 아주 적었습니다. 임원들에게 CEO가 미래 고객과 경쟁자, 유망 기술에 얼마나 신경 쓰는지만 물어봐도 CEO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앞날을 생각하는 CEO의 말에서는 ‘미래, 예상, ~하겠다’ 같은 미래형 단어가 자주 들립니다. CEO가 과거 어떤 부서에서 근무했는지도 미래를 생각하는 정도에 영향을 줬습니다. 회계 등 지나간 일을 더 들여다보는 부서보다는 마케팅이나 연구개발(R&D) 부서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CEO가 앞일을 계획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평소에 미래를 생각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를 확인해보세요. 생각보다 적을 겁니다. 매일 처리해야 할 일이 쌓여있더라도 늘 미래를 생각하세요. 그러지 않으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무시하고 결국 회사를 몰락의 길로 몰아갈 수도 있습니다. 일부러라도 생각할 시간을 만드세요.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를 경영할 당시 1년에 두 번 ‘생각하는 주’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숲 속 오두막에 틀어박혀 회사의 미래 전략을 구상했죠.”―단순히 생각하는 것만으로 족하지는 않을 텐데,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까요.”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을 간파하고 한발 더 나아가 앞으로 소비자가 원하게 될 것을 눈앞에 가져다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고급차 소비자 중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테슬라는 서비스 센터 바닥을 과감하게 흰색으로 꾸몄습니다. 전기차는 바닥에 기름이나 이물질이 새는 일이 없다는 걸 은연중 보여주려는 의도입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기존 딜러망도 없앴습니다. 테슬라의 ‘모델 S’ 전기차는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은 후 제작됩니다. 테슬라는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온라인 검색부터 해보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직접 차를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쇼핑몰에 임시 전시장을 설치하죠. 이곳 직원은 테슬라 전문가이긴 해도 차를 팔지는 못합니다. 이전과 다른 생태계를 창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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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내일은 어제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중앙시평] 내일은 어제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본문
[중앙시평] 내일은 어제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 허태균  | 입력 2016.01.18. 01:10 | 수정 2016.01.18. 07:28 

1월 중순쯤이면 모두들 2016년을 위한 새로운 계획을 이미 세웠을 것이다. 책을 몇 권 읽겠다는 사소하고 개인적인 목표, 매출을 높이거나 물가를 잡겠다는 심각하고 거시적 과제들까지. 그런데 흔히 이런 계획들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또는 지난해의 실패나 문제를 고치기 위해 세워지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책을 7권밖에 못 읽었는데 올해는 꼭…’ ‘지난해 매출 대비 얼마’ ‘지난해에는 부동산 문제가 있었으니 올해는…’ 등의 생각에서 그 계획들이 나온다. 이런 사고는 그 계획들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매우 시의적절하고 당면한 문제를 직접 다루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그 계획의 필요성과 타당성이 자동적으로 부여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사고는 우리를 결국 초점주의(focalism)에 빠지게 만들고, 드러난 몇 가지 과거의 문제에 우리의 미래를 종속되게 만드는 것이다.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이런 초점주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2015년 말 한국의 대학교육을 완전히 혼란의 정점으로 끌고 간 시간강사법이다. 결국(다행히도?) 또다시 유예되기는 했지만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시간강사법은 그 이전부터 문제가 되어 온 대학 시간강사의 처우개선과 신분보장 등의 이슈가 한 시간강사의 자살을 계기로 사회적 이슈화되면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런 비극적 사건 직후에 만들어져 오히려 철저히 초점주의에 빠지게 되었다. 한 해에 한두 과목 강의만 하면서 최저생계비에 턱도 없는 수입으로 살아야 하고, 한 학기 단위로 강의가 결정되어 삶이 불안하고, 학교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정한 공개채용 방식, 한 학기 9시간 이상, 1년 단위 계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시간강사법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어찌 보면 과거의 문제들을 꼭꼭 집어서 해결하는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결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부 인기 있는 전공들을 제외하고는 개설과목에 비해 시간강사를 하고 싶어 하는 고학력 실업자의 수가 너무나도 많다는 더 현실적이고 중요한 본질을 완전히 무시했다. 현재 많은 경우 소수의 과목을 제자나 주변의 강사들에게 나누어, 심지어 학기별로 돌아가면서 주고 있다. 그 한 과목이 부족하다는 걸 알지만 누구 한 명에게 몰아서 주기엔 오히려 주변에 너무 딱한 강사가 많다. 그런데 이 법이 시행되면 대학이 구조조정이라는 꼼수를 안 부리고 지금 강사들이 맡는 과목을 그대로 유지해도, 단순히 산술적으로 1년에 3학점짜리 한 과목을 나누어 강의하던 6명의 강사 중 한 명이 그 6개 강의를 독식하게 된다. 그럼 나머지 5명은 어떻게 될까? 소수에게 몰아주고 나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은 더 열악한 상황에 빠지는 모순은 어쩔 건가. 아마 이 법이 시행되고 나면 시간강사의 처우가 개선된 듯한 착시 자료도 만들어질 것이다. 시간강사를 하는 소수만을 대상으로 한 자료가 될 테니.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시간강사마저 공개채용 방식으로 만들면 국내 대학 출신 석·박사들은 어떻게 될까? 한국 대학교육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스스로 배출해낸 석·박사 출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영어강의 능력, 해외활동과 논문 실적을 강화하면서 국내 석·박사들이 설 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국내 석·박사들은 전임교원이 되기도 힘들고, 상대적으로 상당한 시간을 시간강사로 보내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제 그 시간강사 자리도 전임교원과 같은 매력적인 자리로 만들어 놓고 전임교원 채용과 같은 절차로 해외 석·박사 출신들과 경쟁하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학과 학과의 평가에 그 시간강사들의 업적도 포함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은가?
 이런 법안이나 정책들은 결코 사태를 더 악화시키려고 일부러 만들었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 과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었다. 하지만 딱 그 문제만 보고 만들었다. 이게 바로 초점주의다. 수많은 관련된 사항을 다 무시하고, 한두 정보에만 집중해 사고하고 판단하는 비극적 현상이다. 강사 문제를 포함한 한국의 대학교육을 궁극적으로 어떻게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그 정책과 법안이 가져올 미래를 상상(simulation)해 보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기 위해 과거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필수적이다. 하지만 과거는 미래에 대한 고민의 시작일 뿐이다. 원하는 더 나은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보고 그 모습을 달성하기 위한 하루, 한 달, 한 해를 살다 보면 과거의 문제가 해결되어 있는 것이지 과거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꼭 미래가 밝아지지 않는다. 새해의 계획을 다시 들여다보자. 혹시 어제를 위해 내일을 살겠다고 하고 있지 않은지.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국립국어원

국립국어원 <2015년 표준어 추가 결과>

 

ㅇ 복수 표준어: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을 가진 표준어로 인정한 것(4개)

추가

표준어

현재

표준어

비고

마실

마을

ㅇ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의 의미에 한하여 표준어로 인정함.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의 의미로 쓰인 ‘마실’은 비표준어임.

ㅇ ‘마실꾼, 마실방, 마실돌이, 밤마실’도 표준어로 인정함.

(예문) 나는 아들의 방문을 열고 이모네 마실 갔다 오마고 말했다.

이쁘다

예쁘다

ㅇ ‘이쁘장스럽다, 이쁘장스레, 이쁘장하다, 이쁘디이쁘다’도 표준어로 인정함.

(예문) 어이구, 내 새끼 이쁘기도 하지.

찰지다

차지다

ㅇ 사전에서 <‘차지다’의 원말>로 풀이함.

(예문) 화단의 찰진 흙에 하얀 꽃잎이 화사하게 떨어져 날리곤 했다.

-고프다

-고 싶다

ㅇ 사전에서 <‘-고 싶다’가 줄어든 말>로 풀이함.

(예문) 그 아이는 엄마가 보고파 앙앙 울었다.

 

 

ㅇ 별도 표준어: 현재 표준어와 뜻이 다른 표준어로 인정한 것(5개)

추가

표준어

현재

표준어

뜻 차이

꼬리연

가오리연

ㅇ 꼬리연: 긴 꼬리를 단 연.

※ 가오리연: 가오리 모양으로 만들어 꼬리를 길게 단 연. 띄우면 오르면서 머리가 아래위로 흔들린다.

(예문) 행사가 끝날 때까지 하늘을 수놓았던 대형 꼬리연도 비상을 꿈꾸듯 끊임없이 창공을 향해 날아올랐다.

의론

의논

ㅇ 의론(議論): 어떤 사안에 대하여 각자의 의견을 제기함. 또는 그런 의견.

※ 의논(議論): 어떤 일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주고 받음.

ㅇ ‘의론되다, 의론하다’도 표준어로 인정함.

(예문) 이러니저러니 의론이 분분하다.

이크

이키

ㅇ 이크: 당황하거나 놀랐을 때 내는 소리. ‘이키’보다 큰 느낌을 준다.

※ 이키: 당황하거나 놀랐을 때 내는 소리. ‘이끼’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예문) 이크, 이거 큰일 났구나 싶어 허겁지겁 뛰어갔다.

잎새

잎사귀

ㅇ 잎새: 나무의 잎사귀. 주로 문학적 표현에 쓰인다.

※ 잎사귀: 낱낱의 잎. 주로 넓적한 잎을 이른다.

(예문) 잎새가 몇 개 남지 않은 나무들이 창문 위로 뻗어올라 있었다.

푸르르다

푸르다

ㅇ 푸르르다: ‘푸르다’를 강조할 때 이르는 말.

※ 푸르다: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

ㅇ ‘푸르르다’는 ‘으불규칙용언’으로 분류함.

(예문) 겨우내 찌푸리고 있던 잿빛 하늘이 푸르르게 맑아 오고 어디선지도 모르게 흙냄새가 뭉클하니 풍겨 오는 듯한 순간 벌써 봄이 온 것을 느낀다.

 

 

ㅇ 복수 표준형: 현재 표준적인 활용형과 용법이 같은 활용형으로 인정한 것(2개)

추가

표준형

현재

표준형

비고

말아

말아라

말아요

마라

마요

ㅇ ‘말다’에 명령형어미 ‘-아’, ‘-아라’, ‘-아요’ 등이 결합할 때는 어간 끝의 ‘ㄹ’이 탈락하기도 하고 탈락하지 않기도 함.

(예문) 내가 하는 말 농담으로 듣지 마/말아.

얘야, 아무리 바빠도 제사는 잊지 마라/말아라.

아유, 말도 마요/말아요.

노랗네

동그랗네

조그맣네

노라네

동그라네

조그마네

ㅇ ㅎ불규칙용언이 어미 ‘-네’와 결합할 때는 어간 끝의 ‘ㅎ’이 탈락하기도 하고 탈락하지 않기도 함.

ㅇ ‘그렇다, 노랗다, 동그랗다, 뿌옇다, 어떻다, 조그맣다, 커다랗다’ 등등 모든 ㅎ불규칙용언의 활용형에 적용됨.

(예문) 생각보다 훨씬 노랗네/노라네.

이 빵은 동그랗네/동그라네.

건물이 아주 조그맣네/조그마네.

 

 

 

붙임1

 

2011년, 2014년, 2015년 추가 표준어 목록

 

* 괄호 안은 기존 표준어

 

□ 2011년 추가 표준어 목록(39항목)

ㅇ 복수 표준어(11항목): 간지럽히다(간질이다), 남사스럽다(남우세스럽다), 등물(목물), 맨날(만날), 묫자리(묏자리), 복숭아뼈(복사뼈), 세간살이(세간), 쌉싸름하다(쌉싸래하다), 짜장면(자장면), 택견(태껸), 토란대(고운대), 품새(품세), 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흙담(토담)

ㅇ 별도 표준어(25항목): -길래(-기에), 개발새발(괴발개발), 나래(날개), 내음(냄새), 눈꼬리(눈초리), 떨구다(떨어뜨리다), 뜨락(뜰), 먹거리(먹을거리), 메꾸다(메우다), 손주(손자), 어리숙하다(어수룩하다), 연신(연방), 휭하니(힁허케), 걸리적거리다(거치적거리다), 끄적거리다(끼적거리다), 두리뭉실하다(두루뭉술하다), 맨숭맨숭/맹숭맹숭(맨송맨송), 바둥바둥(바동바동), 새초롬하다(새치름하다), 아웅다웅(아옹다옹), 야멸차다(야멸치다), 오손도손(오순도순), 찌뿌둥하다(찌뿌듯하다), 추근거리다(치근거리다)

□ 2014년 추가 표준어 목록(13항목)

ㅇ 복수 표준어(5항목): 구안와사(구안괘사), 굽신(굽실), 눈두덩이(눈두덩), 삐지다(삐치다), 초장초(작장초)

ㅇ 별도 표준어(8항목): 개기다(개개다), 꼬시다(꾀다), 놀잇감(장난감), 딴지(딴죽), 사그라들다(사그라지다), 섬찟(섬뜩), 속앓이(속병), 허접하다(허접스럽다)

 

□ 2015년 추가 표준어 목록(11항목)

ㅇ 복수 표준어(4항목): 마실(마을), 이쁘다(예쁘다), 찰지다(차지다), -고프다(-고 싶다)

* ‘마실’은 ‘이웃에 놀러 다는 일’이라는 뜻에 한정하여 표준어 인정

ㅇ 별도 표준어(5항목): 꼬리연(가오리연), 의론(의논), 이크(이키), 잎새(잎사귀), 푸르르다(푸르다)

복수 표준형(2항목): 말아/말아라/말아요(마/마라/마요), 노랗네/동그랗네/뿌옇네/??????(노라네/동그라네/뿌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