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블렌디드 수업 사례로 디자인하다

블렌디드 수업 사례로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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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주지 말고 찾도록 도와주라

 

[김형철의 철학경영] 답 주지 말고 찾도록 도와주라

전 연세대 교수
<117> 군사부일체는 영원한 진리 리더·스승·부모로서 해야할 역할은
부하·학생·자식의 말 끝까지 듣는 것 생선을 주는 대신 잡는 법 가르치면
본인 스스로 해법 찾고 성과낼 수 있어

임금님이 한 분 계셨다. 하루는 민정 시찰을 하러 장터에 나갔다. 한 영감이 좌판 위에 앵무새 세 마리를 팔고 있다. “이봐 영감! 이놈 얼마요?” 제일 왼쪽에 있는 아주 씩씩하게 생긴 앵무새를 가리키며 묻는다. “그놈은 2냥 합니다”라고 영감이 답한다. “왜 2냥이요?” “2개 국어를 하는 놈입니다.” 이번에는 가운데 있는 앵무새를 가리킨다. “이놈은?” “4냥입니다.” 눈이 초롱초롱하고 깃털이 아주 곱게 생긴 앵무새다. “왜 4냥인가?” “4개 국어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임금님은 3번 앵무새 가격을 묻는다. 제일 오른쪽에 있는 3번 앵무새는 늙수그레하게 생겼다. 게다가 깃털도 듬성듬성 빠졌다. “그놈은 좀 비쌉니다.” 그랬더니 임금님은 화를 버럭 낸다. “얼마냐니깐!” 이렇게 야단을 맞고서야 영감은 8냥이라고 답한다. 왜 이 영감은 임금님께 3번 앵무새가 8냥이라고 말했을까.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답은 정답이 아니다. 지난번 강연에 나갔을 때 이렇게 힌트를 주니 “교수님, 아까부터 자꾸 ‘그 답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하는데 도대체 답이 뭡니까”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답변 중 하나가 “3번 앵무새가 말을 못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얼마나 기발한 역발상인가. 이유를 물으니 세 가지 이점이 있단다. 첫째, 말을 못 하면 임금님의 각종 비밀을 철저하게 지켜줄 수 있다. 둘째, 말을 못 하니 임금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어줄 수 있다. 셋째, 일단 조용해서 좋다. 그래서 일급 수행비서, 일급 운전기사, 무엇보다 일급 상담역으로 최고 앵무새란다. 또 다른 답은 3번 앵무새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데도 가격을 높이 부르면 두 가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첫째, 1번·2번 앵무새가 상대적으로 싸 보인다. 처음에는 ‘1번을 2냥에 살까, 2번을 4냥에 살까’ 하다가 3번 앵무새가 8냥에 등장하는 바람에 1번·2번 앵무새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학생은 행동경제학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이 분명하다. 둘째, 명품 마케팅이다.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것이다. 명품이라서 비싼 게 아니라 비싸서 명품이라는 이론이다. 이 말을 듣고 ‘나도 명품 강연한다는 말을 들으려면 강연료부터 올려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뻔했다.

핵심은 3번 앵무새를 별로 팔 생각이 없다는 데 있다. 주력 상품은 1번·2번인데 누군가가 굳이 8냥에 3번을 사겠다면 안 팔 이유도 없다는 거다. 3번은 가격 차별화를 통해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팔리면 좋고 안 팔려도 대신 1번·2번을 파는 미끼 상품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영감은 임금님께 이렇게 말한다. “1번·2번 앵무새는 제가 하는 말은 듣지 않아도 3번 앵무새가 하는 말은 무조건 듣습니다. 1번·2번 앵무새에게 외국어를 가르친 앵무새가 3번 앵무새입니다. 그리고 1번·2번 앵무새를 낳아서 키워준 어미 앵무새가 3번입니다.” 참으로 현명한 답이다. 군사부일체가 영원한 진리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이 말은 결코 고리타분하고 권위주의적 리더십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군사부일체가 영원한 진리인 이유는 리더·스승·부모의 역할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역할은 무엇일까. 시대에 따라 다를지 모르지만 오늘날은 멘토링이다. 멘토링과 컨설팅의 차이를 아는가. 그랬더니 어떤 분이 “돈”이라고 답한다. 물론 돈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것이 핵심은 아니다. 컨설팅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래야 돈을 받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멘토링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그것도 끝까지 들어주는 거다. 그러면서 맞장구도 쳐줘라. 그러면 여러분은 소통의 달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리더·선생·부모는 부하·학생·자식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다. 해결책은 본인이 스스로 찾을 것이다. 답을 주지 말고 찾도록 도와주라. 그게 생선을 주는 대신 생선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리더가 믿어주는 부하는 반드시 성과를 낸다. 선생은 학생이 할 일을 대신 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부모가 포기하지 않는 자식은 반드시 성공한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YYX5K7A91





출처: https://edutown.tistory.com/716 [초등교육마을 Photo Gallery]

문과생도 과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김세웅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내가 재직 중인 학교에서는 인문사회계열로 입학한 학생에게 졸업 때까지 과학교양과목을 3가지 이상 이수할 것을 요구한다. 대학에 오면 지긋지긋한 수학, 과학은 이제 끝이라는 기대가 깨져 불만이 가득한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배우는 그들만큼이나 가르치는 나에게도 고역이다. 한편에선 대학교육은 안정적인 커리어를 위한 실용교육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이런 면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세상의 풍파를 정면으로 헤쳐 나가는 사회인이 되기 전에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대학 때 배워두는 것 또한 직접적인 직업교육은 아니더라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과학교양수업은 합리화될 수 있다.

실제로 과학적인 방법론을 이용하면 세상에 어지럽게 돌아가는 일들이나 듣기에는 번드르르한 말들의 진위를 생각 외로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그럴듯한 말들에 대한 일차적인 판단을 위해 간단하게 해보는 검증을 ‘연습장 계산(back of the envelope calculation)’이라고 부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치열하게 벌어지던 핵무기 개발사업에 큰 공을 세운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특히 이러한 간단한 계산을 즐기던 과학자였다. 그는 핵실험 당시 자신의 연구실 바닥에 작은 종이 한 조각을 두고 그 종잇조각이 핵폭탄 폭발의 충격으로 어느 정도 이동이 됐는지를 바탕으로 역산을 하여 대략적인 핵폭탄의 위력을 계산하곤 하였다. 레이저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공로로 196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찰스 타운스 박사는 그의 연구가 공원에 앉아 주머니에 있던 편지봉투에 적고 계산한 생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우리가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일반인에게 과학적 교양을 강조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정량적인 방식으로 생활 속의 문제들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론을 체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러한 접근법으로 대중들 사이에 실효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미세먼지 비상 저감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자. 초미세먼지가 아주 극심한 날, 즉 농도가 m³당 100μg(마이크로그램)인 날을 가정해보자. 지상에서 1km 정도의 상공까지는 공기가 잘 섞여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상당 부분 일정함을 고려하여 수도권(1만1851km²) 전체에 존재하고 있는 초미세먼지의 무게를 계산하면 약 1200t으로 산정된다. 물론 초미세먼지는 지속적으로 외부에서 유입되며 또 수도권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 대략 초속 2m의 바람이 분다고 가정하고 서해안을 따라 수도권에 지속적으로 초미세먼지가 m³당 100μg의 농도로 유입된다면 시간당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양은 약 50t이다. 작년 3월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살수차나 높은 건물에서 물을 뿌려 위의 미세먼지를 없애보겠다거나, 야외 공기청정기를 설치하자는 제안들은 막대한 미세먼지의 양을 생각할 때 효과가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막대한 양의 미세먼지를 우리가 기술적인 수단으로 ‘저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더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 직접적인 미세먼지 배출원이나 미세먼지를 대기 중에서 만드는 물질들의 배출을 강력하게 통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비상 저감대책’은 ‘미세먼지 유발 물질 배출 저감대책’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점점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에게는 늘 새로운 도전거리가 나타난다. 작년과 올해 우리 사회뿐 아니라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가는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출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접근하려면 정량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이 필수적이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과학적 분석으로만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부분에는 정치적 혹은 외교적인 고려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자명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 해법에 정치적 외교적 셈법을 적용할 경우 문제의 해결은 점점 멀어지고 사회는 혼란으로 빠져들게 된다.
 

과학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는 영웅적인 과학자가 나와서 우리에게 노벨상을 안겨줄 날을 기다리지 않는다. 과학적인 사고체계를 존중하고 우리가 모르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탐구를 꾸준히 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토양이 구축될 때 노벨상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씨앗도 뿌려질 수 있다.

 

김세웅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skim.aq.2019@gmail.com





출처: https://edutown.tistory.com/714 [초등교육마을 Photo Gallery]

일본의 방역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동아광장/박상준]

코로나 위기 대응 더딘 아베 정부… 日 내부서 비판 여론 점점 높아져
정치인에 짓눌린 관료-공무원 사회… 능동적 대응 않고 윗선 눈치만 살펴
견제받지 않는 정치권력, 위험하다

박상준 객원논설위원·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

 

최근 몇 년 한일(韓日)관계가 거듭 나빠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미디어는 상대국의 약점을 드러내고 조롱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본보다 몇 배나 많은데도 일본 미디어는 한국을 조롱하지 않는다. 한국인에 대한 실질적인 입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후에도 일본의 뉴스 포털은 한국을 비하하는 혐한 댓글로 도배되지 않고 있다. 한국보다는 일본의 방역 시스템에 대해 그리고 일본 정부의 의뭉스러운 대응에 대해 더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일본의 한 지상파 TV에서 저녁 황금 시간대에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자세히 소개한 적도 있다.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과 경비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스튜디오의 패널들은 말없이 조용했지만 방송의 의도는 분명했다. 일본의 방역 시스템이 어째서 한국보다 낙후되어 보이는가? 그들은 ‘일본식 간접화법’으로 시청자들에게 묻고 있었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처에도 미흡한 점이 많겠지만,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정치인의 목소리만 들릴 뿐 방역 전문 공무원을 통한 현장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들어 부쩍 일본 미디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대한 보도도 자주 내보낸다. 일본의 방역 정책에서 방역 담당 실무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의 간접 표현이다.

일본은 원래 관료 조직의 힘이 비대해서 그것이 문제가 되던 사회였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개 장관’은 부처의 결정을 외부에 전달하는 얼굴마담에 불과했다. 그러나 버블이 붕괴되고 주요 부처 관료의 부패와 무능이 드러나자 선출된 권력이 관료를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2001년 출범한 고이즈미 내각에서 경제개혁을 진두지휘한 다케나카 헤이조는 그의 전략팀에 기존 관료를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2009년 출범한 민주당 정권 역시 정치의 우위라는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리고 2013년 출범한 아베 정권은 거기서 더 나아가 ‘내각인사국’을 신설하고 전 부처의 인사권을 장악했다. 그즈음부터 아베 내각과 가까운 관료가 출세한다는 소문이 관가에 무성했고, 윗사람의 눈치를 살핀다는 의미의 ‘손타쿠’라는 말이 뉴스의 1면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은 일본 총리가 매년 4월 중순, 정부의 주요 인사와 각계의 공로자들을 초청해 도쿄의 한 공원에서 개최하는 모임이다. 연례행사에 불과했던 작은 모임이 2019년 큰 스캔들이 되어 일본 정계를 강타했다. 일본 각계에 공로가 있는 이들을 초청해야 하는 자리에 총리의 선거구민이 대거 초청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적 모임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도 문제지만, 더 기막힌 일이 그 뒤에 일어났다. 야당의 한 의원이 초청자와 비용 명세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담당 공무원이 초청자 명부를 파기해 버린 것이다. 공무원의 사명을 잊고 권력에 충성하는 손타쿠의 절정을 보여준 사건이다. 선출된 권력의 힘이 과도해지면 관료 조직은 본연의 사명감과 생기를 잃게 된다. 일본 방역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것은 방역을 담당한 정부 조직이 권력의 명령만 기다릴 뿐 본연의 사명감을 잃었기 때문이다.
 

현 정권 들어 한국의 민주주의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 ‘국경 없는 기자단’에서 발표한 2019년 언론자유 순위를 보면 한국은 41위로 67위인 일본보다 20계단 이상 순위가 높다. 오랜 과제였던 검찰개혁에도 진전이 있었다. 검찰에 쏠린 힘을 분산시키기 위해 공수처가 설치될 예정이고 검경 수사권이 조정됐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정치권력이 인사권마저 완전히 장악하면 일본처럼 오히려 민주주의가 후퇴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다.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여부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입장을 바꾸었다는 뉴스에도 불안한 마음이 든다. 질본의 입장 변경이 방역을 위한 결정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정치권력의 압박으로 인한 것이라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선출된 권력이 관료 조직을 통제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험은 선출된 권력 역시 어느 정도는 관료 조직의 견제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상준 객원논설위원·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





출처: https://edutown.tistory.com/715?category=322880 [초등교육마을 Photo Gallery]

문과생도 과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김세웅의 공기반, 먼지반]

문과생도 과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김세웅의 공기반, 먼지반]

김세웅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입력 2020-03-09 03:00수정 2020-03-09 03:00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김세웅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내가 재직 중인 학교에서는 인문사회계열로 입학한 학생에게 졸업 때까지 과학교양과목을 3가지 이상 이수할 것을 요구한다. 대학에 오면 지긋지긋한 수학, 과학은 이제 끝이라는 기대가 깨져 불만이 가득한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배우는 그들만큼이나 가르치는 나에게도 고역이다. 한편에선 대학교육은 안정적인 커리어를 위한 실용교육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이런 면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세상의 풍파를 정면으로 헤쳐 나가는 사회인이 되기 전에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대학 때 배워두는 것 또한 직접적인 직업교육은 아니더라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과학교양수업은 합리화될 수 있다. 

실제로 과학적인 방법론을 이용하면 세상에 어지럽게 돌아가는 일들이나 듣기에는 번드르르한 말들의 진위를 생각 외로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그럴듯한 말들에 대한 일차적인 판단을 위해 간단하게 해보는 검증을 ‘연습장 계산(back of the envelope calculation)’이라고 부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치열하게 벌어지던 핵무기 개발사업에 큰 공을 세운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특히 이러한 간단한 계산을 즐기던 과학자였다. 그는 핵실험 당시 자신의 연구실 바닥에 작은 종이 한 조각을 두고 그 종잇조각이 핵폭탄 폭발의 충격으로 어느 정도 이동이 됐는지를 바탕으로 역산을 하여 대략적인 핵폭탄의 위력을 계산하곤 하였다. 레이저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공로로 196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찰스 타운스 박사는 그의 연구가 공원에 앉아 주머니에 있던 편지봉투에 적고 계산한 생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우리가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일반인에게 과학적 교양을 강조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정량적인 방식으로 생활 속의 문제들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론을 체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러한 접근법으로 대중들 사이에 실효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미세먼지 비상 저감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자. 초미세먼지가 아주 극심한 날, 즉 농도가 m³당 100μg(마이크로그램)인 날을 가정해보자. 지상에서 1km 정도의 상공까지는 공기가 잘 섞여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상당 부분 일정함을 고려하여 수도권(1만1851km²) 전체에 존재하고 있는 초미세먼지의 무게를 계산하면 약 1200t으로 산정된다. 물론 초미세먼지는 지속적으로 외부에서 유입되며 또 수도권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 대략 초속 2m의 바람이 분다고 가정하고 서해안을 따라 수도권에 지속적으로 초미세먼지가 m³당 100μg의 농도로 유입된다면 시간당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양은 약 50t이다. 작년 3월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살수차나 높은 건물에서 물을 뿌려 위의 미세먼지를 없애보겠다거나, 야외 공기청정기를 설치하자는 제안들은 막대한 미세먼지의 양을 생각할 때 효과가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막대한 양의 미세먼지를 우리가 기술적인 수단으로 ‘저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더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 직접적인 미세먼지 배출원이나 미세먼지를 대기 중에서 만드는 물질들의 배출을 강력하게 통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비상 저감대책’은 ‘미세먼지 유발 물질 배출 저감대책’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점점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에게는 늘 새로운 도전거리가 나타난다. 작년과 올해 우리 사회뿐 아니라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가는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출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접근하려면 정량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이 필수적이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과학적 분석으로만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부분에는 정치적 혹은 외교적인 고려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자명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 해법에 정치적 외교적 셈법을 적용할 경우 문제의 해결은 점점 멀어지고 사회는 혼란으로 빠져들게 된다. 
 

과학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는 영웅적인 과학자가 나와서 우리에게 노벨상을 안겨줄 날을 기다리지 않는다. 과학적인 사고체계를 존중하고 우리가 모르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탐구를 꾸준히 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토양이 구축될 때 노벨상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씨앗도 뿌려질 수 있다.

 

김세웅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skim.aq.2019@gmail.com

카카오벤처스, 삼성넥스트, LG테크놀로지벤처스 참여 [파이낸셜뉴스]

 

카카오벤처스, 삼성넥스트, LG테크놀로지벤처스 참여 [파이낸셜뉴스]
 
증강현실(AR) 협업 플랫폼을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스페이셜(Spatial Systems)은 14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1일 밝혔다.

카카오벤처스, 삼성넥스트,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참여한 이번 투자는 미국 화이트스타와 아이노비아 등 유명 벤처캐피털(VC)이 투자를 주도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셜의 총 누적 투자금액은 22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이셜은 사용자들이 홀로그램 형태로 원격 회의에 참여하는 협업 소프트웨어(SW)다. 스페이셜은 마이크로소프트(MS) 홀로렌즈, 오큘러스, 매직리프, 퀄컴은 물론 스마트폰과 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스페이셜 솔루션을 이용하는 글로벌 기업에서는 차세대 자율주행차 디자인 구상 회의와 분기 사업 점검 등을 주제로 전 세계 각지 직원들이 가상으로 한 방에 모여 회의를 할 수 있다. 또 비디오와 문서, 이미지, 웹사이트 등 각종 자료들도 공간이나 화면에 제약 없이 공유하고 작업할 수 있다.

스페이셜이 사용자 사진 한 장만을 가지고 아바타를 생성해 원격으로 작업하는 모습 / 사진=카카오벤처스
스페이셜 공동창업자 겸 대표이사 아난드 아가라왈라 CEO는 “지난해 스페이셜을 출시한 후, 마텔, 퓨리나, 네슬리 등이 사내 협업 과정에 스페이셜을 사용하는 첫 기업파트너가 됐다”고 전했다.

스페이셜 공동창업자 겸 최고제품책임자인 이진하 CPO는 “원격으로 일하는 직원의 비율이 높은 전 세계 모든 회사들이 출장 없이도 같은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혁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가 증강현실(AR) 기기 ‘홀로렌즈2’를 공개하는 기조연설 무대에 스페이셜 공동창업자 이진하가 홀로그램 형태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