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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로 배우는 코딩 '마인드스톰'…"명령어 입력하니, 와 움직인다!"

  • 박성우 기자

 

입력 : 2016.09.29 20:00

‘코딩(Coding) 배우기’ 열풍이 뜨겁다. 구글, 페이스북, 우버 등 내노라하는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은 창업자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코딩에서 시작됐다.

코딩은 C, C++, 스위프트 등 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PC프로그램이나 애플리케이션(앱) 등 소프트웨어(SW)를 제작하는 작업을 말한다. 올해 3월 이세돌 9단과 바둑시합을 벌여 4승 1패로 승리한 인공지능(AI) ‘알파고’도 코딩이 탄생시킨 괴물이다.
 
레고 마인드스톰EV3를 사용해 로봇을 만들고 있는 모습 /박성우 기자
레고 마인드스톰EV3를 사용해 로봇을 만들고 있는 모습 /박성우 기자
우리나라 정부가 2018년부터 초·중·고등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면서 코딩을 가르치려는 부모도 늘고 있다. 부모와 자녀들이 쉽고 재미있게 코딩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레고(LEGO)사가 만든0 코딩·로봇 교육용 제품인 ‘마인드스톰EV3’에 주목해보자. 레고 마인드스톰을 사용하면 남녀노소(男女老少) 누구나 즐기면서 코딩에 대한 기본 개념을 배울 수 있다.

◆ 레고 마인드스톰EV3, 코딩 배우지 말고 즐기자

마인드스톰의 구성품은 일반적인 레고와는 다르다. 일반 레고의 경우 ‘브릭(Brick)’으로 불리는 다양한 형태의 블록만 들어있다. 하지만 마인드스톰의 경우 일반 레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제어·동력 모듈(아래 사진 가운데)과 색상·터치·적외선 센서 등이 있다. 제어·동력 모듈은 사용자가 코딩으로 작성한 명령어를 인식하고 계산해 여러 모터와 센서들에 데이터를 전송한다. 센서로부터 받은 정보를 입력 받아 처리하며 브릭으로 만든 조립물을 움직이는 심장과 두뇌 역할을 하는 것도 제어·동력 모듈이다.

 
레고 마인드스톰 제어·동력 모듈(가운데)과 연결되는 각종 센서, 모터의 모습
레고 마인드스톰 제어·동력 모듈(가운데)과 연결되는 각종 센서, 모터의 모습
마인드스톰은 기존 레고의 ’테크닉’ 시리즈 브릭과 호환이 가능하다. 레고 테크닉 시리즈를 보유한 소비자라면 브릭을 모두 합쳐 자동차나 중장비 등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 실제 마인드스톰 설명서에는 4~5가지 예제만 나왔지만, 마인드스톰 홈페이지나, 인터넷 커뮤니티, 우튜브 등을 찾아보면 일반 사용자들이 만든 창작물을 볼 수 있다.

마인드스톰은 일반 레고와 달리 조립하는 데 드는 시간은 짧다. 1~2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대신 조립품을 어떻게 작동시킬 지에 더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다.

마인드스톰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먼저 레고 마인드스톰 홈페이지를 통해 코딩을 입력하는 ‘프로그래머용 프로그램’을 내려받고 설치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와 애플 맥 운영체제(OS)를 모두 지원한다. 또 모바일에서도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용 프로그램이 별도로 있다.
 
레고 마인드스톰EV3 구성품의 모습 /박성우 기자
레고 마인드스톰EV3 구성품의 모습 /박성우 기자
프로그램 설치가 끝나면 일반 레고처럼 브릭을 조립해야 한다. 설명서에 나온 ‘EV3RSTORM’이라는 로봇을 만들어봤다. 조립하는 데는 약 2시간이 소요됐다.

로봇을 완성한 뒤에는 생명을 불어넣는 코딩 과정이 필요하다. 코딩이라는 말에 살짝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마인드스톰 코딩은 그야말로 간단하다. 마인드스톰은 이른바 ‘비주얼 코딩’ 방식을 채택해 누구나 쉽게 코딩을 할 수 있다. 비주얼 코딩은 말 그대로 ’보면서 코딩한다’는 뜻이다.

프로그래머용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전진, 후진, 회전 등의 아이콘을 마우스로 드래그(Drag) 해서 타임 스케줄에 넣으면 된다. 마치 윈도우를 사용할 때 아이콘을 드래그 해 파일을 이동하는 방법과 똑같다. 어렵지 않다.
 
 프로그래머용 프로그램을 사용해 직진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명령어를 만든 모습.
프로그래머용 프로그램을 사용해 직진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명령어를 만든 모습.
예를 들어 자신이 만든 로봇을 3초 간 전진, 2초간 멈춤, 오른쪽 회전, 음악 재생, 적외선 센서 감지 시 동작 멈춤 등의 명령어를 넣고 싶다면, 아이콘을 타임 스케줄에 넣으면 된다. 이후 코딩을 완료한 명령 데이터를 제어·동력 모듈로 전송하면 로봇이 명령에 따라 작동하게 된다.

또 스마트폰을 통해 레고로 만들어진 창작물을 ‘RC(Radio Control)카’처럼 조종을 할 수도 있다. RC는 전파를 사용해 무선으로 조종하는 장난감을 말한다. 스마트폰에 표시된 조이스틱을 움직이면 로봇이 움직인다. 버튼을 누르면 작은 공을 잡고 있던 로봇이 공을 던지기도 한다. 로봇의 제어·동력 모듈이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 무선 신호를 인식해 스마트폰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다.  

◆ MIT에서 출발한 마인드스톰…비싸지만 값어치는 충분

레고 마인드스톰을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은 ‘재미’였다. 자신이 만든 창작물이 직접 움직이고 계산까지 한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마인드스톰을 이용해 큐브의 색상을 맞추는 장비를 개발하는가 하면, 위조지폐를 감별하는 장비나 피아노를 치는 로봇을 만든 사람도 있다. 그동안 레고로 만든 창작물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웠던 사용자라면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

레고 마인드스톰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레고는 원래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코딩을 쉽게 배우는 방법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와 공동 연구했다. 레고는 15년의 연구 끝에 1998년 마인드스톰RIS(1세대)을 출시했다.

마인드스톰RIS를 만든 주인공은 시모어 페퍼트(Seymour Paper) MIT 교수다. 페퍼트 교수는 지난 1980년 ‘마인드스톰즈’라는 저서를 통해 아이들이 적극적인 환경 속의 대상을 다룰 때 가장 쉽게 지식을 획득할 수 있다는 ‘구성주의 교육이론’을 만들었다.

이후 그는 레고와 함께 1986년부터 코딩이 가능한 레고 브릭을 개발하는데 연구했고 1998년 페퍼트 교수의 저서에서 이름을 딴 레고 마인드스톰을 출시하게 됐다. 이러한 공로로 페러트 교수는 MIT로부터 ‘레고석좌교수’라는 명칭을 얻게 됐다.
 
레고 마인드스톰을 개발한 MIT 시모어 페퍼트 교수의 모습 /서드솔루션닷컴 캡처
레고 마인드스톰을 개발한 MIT 시모어 페퍼트 교수의 모습 /서드솔루션닷컴 캡처
이후 레고는 2006년 2세대 모델인 마인드스톰NXT를 선보였고, 2009년 8월에는 성능을 개선한 마인드스톰NXT 2.0을 내놨다. 현재 판매 중인 3세대 모델인 마인드스톰EV3이며, 이 제품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레고 창작물을 제어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마인드스톰EV3는 ‘암9(ARM9)’ 프로세서를 사용해 전작 마인드스톰NXT 보다 처리속도가 2배 이상 향상됐다. 메모리 용량도 80메가바이트(MB)로 커져, 명령어를 넣었을 때 메모리 부족으로 멈추는 현상이 사라졌다. 또 SD 카드를 이용해 데이터 저장공간을 최대 32기가바이트(GB)까지 확장할 수 있어 배경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마인드스톰을 사용해보면서 재미, 창작성, 어떤 사물도 만들 수 있는 무한한 자유성 부분에서 만족스러웠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코딩에 관심 있는 어른들도 재미있게 가지고 놀기 충분했다.

결정적이 단점은 비싼 가격이다. 레고 마인드스톰을 시중에서 구입하기 위해서는 38만~44만원 정도 수준. 부모가 아이의 장난감으로 사주기에는 다소 부담스런 가격이다. 하지만 조립만 하는 일반 레고 시리즈의 제품이 10만원대 이상의 고가인 만큼, 코딩 교육에 관심있는 소비자라면 구입해도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다. 또 중고나라 등 중고 장터를 이용해 20~30%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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