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접사라는 말은 사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널리 사용되던 말이 아니다.
필자는 그냥 곤충 겹눈이 보이는 정도를 초접사의 의미로 사용하였으나,
이런 말이 접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서 요즘은 일반 명사처럼
사용되곤 한다.
지금에 와서는 초접사란 1:1 배율 이상의 접사를 말한다고 보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마크로렌즈로만 찍으면 1:1 배율이 한계이므로 접사링등의 특수장비가 필요하게 된다.
* 배율 : 카메라 센서만한 크기의 물체를 최단거리에서 찍었을 때 사진원본을 꽉 채운다면 1:1 배율이다.
사진 원본이 그 물체를 면적상 1/4의 크기로 표현한다면 1:2 배율이다.
따라서 디테일이 생명인 접사촬영에서는 배율이 대단히 중요한, 거의 결정적인 성능이 된다.
그래서 간이접사렌즈 (줌렌즈에 마크로라고 붙은것들)는 사실상 접사촬영에서는 장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초접사로 촬영한 박각시나방의 머리. 배율 약 3:1)
또 한가지, 접사링을 사용하는 등 엄청 큰 배율을 사용해서 디테일을 중시하는 초접사같은
장르에서는 화소가 큰 카메라가 유리하다.
간단히 말해서 같은 거리에서 같은 렌즈로 같은 피사체를 찍어보면
600만화소인 D70으로 찍은것보다 D300은 면적상으로 2배의 디테일을 가진다.
이것은 내공이나 다른 어떤 기술로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엄청난 갭이다. 그래서 저화소 카메라는 접사에는 적합하지 않다.
또 한가지 몇 번을 말해도 사람에 따라 믿지 않는 이야기지만 풀프레임카메라(이하 FF)는 접사
에 적합하지 않다.
디테일은 화소밀도(센서면적당 화소수)에 비례하게 되는데 이는 크롭바디카메라들이 우수하
다. 즉 한 피사체의 같은 부분을 몇 화소로 표현하느냐의 문제가 되는 것이므로, 좁은 부분을 비
슷한 화소로 표현하는 크롭바디들이 대개 우수한 것이다.
이를 정확히 알아보면
화소밀도를 고려한 초접사시 디테일표현화소 = 원래화소 X 크롭비율의 제곱 이 된다.
이 방법으로 몇몇 카메라를 대입해보면
1DsMK3 = 2200만 X 1의 제곱 = 2200만
5D = 1300만 X 1의 제곱 = 1300만
40D = 1000만 X 1.6의 제곱 = 2560만
D3 = 1200만 X 1의 제곱 = 1200만
D300 = 1200만 X 1.5의 제곱 = 2700만
이 이야기는 간단히 이해하자면 초접사를 찍을 때
1.5크롭짜리 1400만화소 카메라의 디테일을 풀프레임카메라로 내려면
3150만화소짜리여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중앙부분을 크롭해서 1400만화소를 만들면 같은 사진이 나오기 때문이다.
혹시 풀프레임카메라가 픽셀샤프니스가 좋다거나, 노이즈, 계조성능이 유리하므로
이 계산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저ISO(접사를 주로 찍는 100, 200)
에서는 그런 차이점들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시기 바란다.
(그리고 정말 혹시나 하지만, FF 카메라를 더 들이대서 같은 프레임을 만들면 화소가
더 높은거 아니냐 생각하시는 분들은 초접사는 어짜피 최단거리에서 찍기 때문에 크롭바디나
풀프레임카메라나 들이대는 거리자체는 똑같다는 점을 유념해주시길..
즉 더 들이댈 수 없는 거리에서 두 카메라로 찍은 피사체는 엄청난 크기차를 가지고
찍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심지어 고화소 똑딱이카메라조차 대단한 디테일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이다.
사실 1000만화소짜리 똑딱이들이 접사를 주로 찍는 플래쉬빛 하에서나 아주 좋은
자연광 하에서는 600만화소짜리 DSLR보다 디테일면에서는 더 낫다는 것이 이런 결론을
뒷받침 해준다.
(의심스러운 분들은 www.dpreview.com에서 각 카메라들의 Resolution 부문을 확인해 보면 된다.)
1. 접사링이 뭐요?
접사링이 뭔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접사링은 간단히 말해서 카메라와 렌즈 사이에 끼울수 있는 속이 빈 통이다.
밑 사진에 있는 놈이 겐코 접사링이다. ㅎㅎ
근데 어떤 마술을 부리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빈 통을 끼워버리면 대략
찍을 수 있는 최단촬영거리가 마구마구 줄어든다.
줄어들면? 간단하다. 그냥 찍은 것보다 마구마구 크게 찍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접사를 못 찍는 렌즈로도 접사를 찍을 수 있게된다.
그렇지만 득이 있으면 실도 있는 법
가까운 것은 더 크게 찍을 수 있게 되지만, 먼 것은 아예 못찍게 된다.
즉 먼 것은 AF가 안된다 수준이 아니고 아예 초점이 잡힐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래서 먼 피사체는 접사링을 빼지 않는 한 전혀 찍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접사링은 주로 주머니 속에 넣고 찍는다는;;;; 그래야 후딱 갈아끼울 수 있다는;;)
아참 지금 이순간까지, 아니 앞으로도 이런 말을 할 사람은 무지 많을 것이지만 다시 한 번 말해둔다.
접사링 = 익스텐션 튜브 = 접사튜브 이다. 다 같은 뜻이란 말이다. 간단한 것 같지만 이것도
헷갈리는 사람들이 워낙 많으므로 써놓는다.
그리고 접사링은 텔레컨버터와 다른 것이고 접사필터와도 전혀 다른 것이다.
*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접사링은 메이커에 따른 화질차이가 거의 없으므로 (없는 것은 아니다)
화질 비교같은 것은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런 항목들은 제외시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니콘이나 캐논등에서 만든 접사링은 비싸기도 하고 잘 팔지도 않을 뿐 아니라, 니콘의
경우는 AF접사링도 없고,
또한 3개에 3-4만원 싸구려 중국제 접사링은 아예 AF접점 뿐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그냥 빈 통이라 조리개를 렌즈에서
직접 조여야 하고 조이면 뷰파인더가 마구 어두워져버리므로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물론 집안에서 천원짜리 정도는 찍을 수 있다. 이 점은 상당히 자주 포럼등에서 초접사용 궁극의 아이템으로 여겨지는
리버스링의 경우도 같다. 뷰파인더가 안보이는데 그걸로 뭘 찍을수 있을지;;;;)
2. 접사링을 달기 적합한 렌즈는?
접사링을 달아도 좋으려면 여러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 즉 달아도 화질저하가 별로 없을 것.
- 달은 후에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 달면 접사의 효과가 날만큼 크게 찍을 수 있을 것.
당연한 얘기처럼 보이지만 위 조건에 맞는 렌즈는 사실 별로 없다.
먼저 접사링을 달면 어느정도 크게 찍을 수 있는지 알아보면
최종배율 = 원래 렌즈 배율 + 접사링두께(mm) / 렌즈초점거리(mm)
즉 니콘의 50.8 렌즈는 원래 배율이 1/8.3이다.
이 말은 카메라 센서만한 피사체를 최단거리에서 찍으면
그 길이가 원본사이즈의 1/8.3만큼 찍힌다는 얘기고 면적상으로 1/68.89의 면적으로 찍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 렌즈에 50mm길이의 접사링을 붙이면 위 공식에 의해서
최종배율 = 1/8.3 + 50/50 = 약1.12배가 된다.
즉 50mm렌즈에 접사링을 붙이는 것 만으로 전용마크로렌즈 최대배율인 1을 넘어버리는 것이다.
기억해두어야 할 것은 광각렌즈일수록 배율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20mm렌즈같은것을 쓰면 배율이 엄청 높을텐데 왜 이런 렌즈는 쓰지 않을까?
왜냐하면 렌즈 안에 초점이 잡혀버리는 관계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사용해본 결과로는 접사링을 쓸 수 있는 렌즈는 24mm정도가 한계였다.
(물론 다른 방법을 쓰면 20mm같은 렌즈들도 사용 가능하다.)
또 200mm렌즈같은 망원렌즈 계열은 접사링을 붙여봐야 거의 아무런 효과가 없으므로 헛수고 하지 말기 바란다.
(이유는 위의 배율을 구하는 공식에 넣어보면 알 수 있다)
참으로 딱한 것은 캐논 180마나 니콘 200마 등에 접사링을 붙여서 초접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하면 배율도 안늘어나고, 화질도 꽝인데다가 손떨림도 엄청 많다.
한마디로 하나마나 말짱 꽝이다.
유명 사이트들의 갤러리에 왜 장망원접사렌즈로 찍은 초접사가 없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기 바란다.
(왜냐고? 찍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없다.)
3. 접사링과 화질
접사링을 많은 사람들이 렌즈를 포함하지 않은 단순한 경통이므로
화질저하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싸구려 접사필터같은 것보다야 훨씬 낫다. 하지만 분명히 원래 렌즈로만 찍은것보다는 못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마운트부 렌즈와 센서 사이의 거리는 아무렇게나 정하는 것이 아니고 렌즈는 그에 따라서 여러가지
수차 같은 것들을 정밀하게 맞추어 제작된다. 이 거리를 인위적으로 늘리는데다가 접사링의 장착부의 정밀도 또한
렌즈와는 비교가 안되게 떨어지므로 미세하게 광축이 틀어지게 된다.
특히나 주먹구구로 직접 만든 접사링들은 이런 이유때문에 화질을 전혀 보장할 수 없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접사링은 만드시 AF가 되는 놈으로 구하기 바란다.
그 이유는 초접사를 할 때 AF로 찍으라는 것 때문이 아니다. MF접사링은 노출정보가 안뜨기 때문에
완전 뇌출계로 찍어야 하고 플래쉬 TTL도 안먹어서 1초가 아까운 접사촬영에서는 무용지물이다.
AF접사링은 접점이 있어서 원래 렌즈처럼 노출이 잘 뜬다.
4. 접사링과 플래쉬
접사링이란 어짜피 초접사 말고는 쓸데가 없다. 일반렌즈에 접사링을 달아서 돈을 아껴보겠다는 생각은
장난에 불과한 결과물을 줄 뿐이다. 접사링은 마크로렌즈에 붙여서 초접사를 찍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조리개를 마구 조여서 촬영하게 될테고 따라서 플래쉬는 필수가 된다.
물론 SB-800같은 고성능 플래쉬는 초접사를 할때도 (접사링 3개정도를 붙여도) 놀랍게도 빛이 잘 도달한다.
그러나 링플래쉬에 비해서는 성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건 당연할 것이다.
(링플래쉬와 접사링에 대해서는 기존에 올린 링플래쉬 EM-140DG사용기를 보기 바란다.)
5. Sample
1) 파리매가 각다귀를 사냥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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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렌즈의 일반 상식 | 마을지기 | 2007.12.03 | 19608 |
13 | 어린이 영자 신문 | 마을지기 | 2007.11.30 | 224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