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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大의 면접 질문들

마을지기 2017.01.26 11:28 조회 수 : 471

옥스퍼드大의 면접 질문들  

본지 신년 특집 '창의 교육 프런티어들' 시리즈를 읽으면서 크게 공감하고 또 적으나마 안도했다. 시험 잘 치는 학생보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학생을 길러내는 학교가 21세기 교육의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똑똑한(smart)' 교육에서 '창의적(ingenious)' 교육으로 넘어갔는데, 우리나라 수업 방식과 시험문제를 보면 여전히 단순 암기식 교육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 몇몇 교수의 수업 방식을 보니 우리 교육도 조금씩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언론재단에서 각 언론사 수습기자를 상대로 글쓰기 강의를 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이른바 좋은 대학 나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사회생활 시작한 청년들에게 '자신만의 생각'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정답 있는 질문에는 곧잘 대답한다. 그러나 의견이나 생각을 물으면 다들 입을 닫는다. 예를 들어 "남대문시장에 불이 났다. 언제 어디서 왜 불이 났는지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고 물으면 다들 고개를 숙인다. "틀려도 된다. 여러분은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여러 차례 다독여야 간신히 한두 마디씩 하는데, 상당수는 끝끝내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오답에 대한 응징'이 어떤지 너무 잘 학습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고의 진화생물학자로 꼽히는 리처드 도킨스는 늘 "옥스퍼드가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해왔다. 생물학자인 그가 셰익스피어와 올더스 헉슬리를 줄줄 외우고, 70세 축하연에서 자작시(自作詩)를 읊고 즉석 세미나를 연 것이 옥스퍼드에서 그가 배우고 또 가르친 교육을 상징적으로 설명한다.

그는 자서전에서 말했다. "강의의 목적은 정보 전달이어서는 안 된다. 그 목적이라면 책도 있고 도서관도 있고 요즘은 인터넷도 있다. 강의는 생각을 고취하고 자극해야 한다. 훌륭한 강사가 내 눈앞에서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어떤 생각에 도달하려고 애쓰고, 가끔은 난데없이 나타난 멋진 생각을 잡아내는 광경을 구경하는 것이다. … 우리는 이런 모습을 모델로 삼아서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법과 그 주제에 대한 열정을 전달하는 법을 배운다."

요즘은 누구나 스마트폰이라는 지식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학교는 더 이상 지식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 지식을 해석하고 응용하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도킨스는 옥스퍼드 신입생 면접에서 이런 대화를 했다. "학생의 조부모는 몇 명인가?" "네 명입니다." "증조부모는?" "여덟 명입니다." "고조부모는?" "열여섯 명이죠." "그럼 2000년 전 예수 탄생 시점에는 학생 조상이 몇 명이었을 것 같은가?" 그런 기하급수적 계산으로는 당시 세계 인구보다 훨씬 많은 숫자가 되므로, 옥스퍼드 신입생은 인류가 머지않은 과거에 수많은 공통 조상을 갖고 있던 친척들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도킨스는 "이런 질문에 흥미를 갖고 덤비는 학생이라면 옥스퍼드에서 배울 자격이 있다"고 했다.

옥스퍼드 한 철학과 교수의 면접 질문은 이렇다. "당신이 지금 이 순간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란 걸 어떻게 압니까?" 골치 아픈 질문이다. 의학적으로 말하면 창의성을 담당하는 뇌 전두엽을 자극하는 질문이다. 한국 교육도 옥스퍼드처럼 전두엽을 두드려야만 미래가 있다. 그것이 바로 창의 교육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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