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만 나가는 '진돗개 선생님', 뷔페처럼 금세 질리는 교육… "낡은 수업 리모델링"… 머리 맞댄
교사들
곽수근 기자
입력 : 2014.02.19 03:01
현직 500명 아이디어 나눠
"아직도 교과서와 백묵(분필) 하나로 수업 진도만 나가는 교사가 많습니다. '진돗개'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분들입니다. 교실의 각종 첨단 기기도 이분들에겐 무용지물이죠."(안산 성호중 이원춘 수석교사)
"먹고 나면 금세 질리고 소화도 안 되는 '뷔페 음식', 이게 바로 우리 수업의 모습 아니었나요?"(인천 장도초 여정민 교사)
18일 한국교총 새교육개혁포럼과 한국교원대가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신학기, 수업을 바꾸자'라는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교사 500여명이 몰려 새로운 수업 방법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생이 되는 2018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이 시행되면, 교과서뿐 아니라 기존의 수업 방식까지 거의 모든 분야의 변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그동안의 수업이 '듣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리고'의 반복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이 스스로 원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지 않고, 단편적인 지식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 보내는 기계적인 주입식 작업을 해왔다"는 반성이 나왔다.
이날 포럼에선 기존 강의식 수업의 대안으로 '플립트 클래스룸(Flipped Classroom)'을 채택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공부는 학교에서, 숙제는 집에서 하는 것'이라는 종래의 생각을 뒤집는다는 뜻에서 '거꾸로 교실' 또는 '교실 뒤집기' 수업으로도 불리는 이 방식은 교실에서의 강의식 수업은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강의로 바꿔 집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실제 교실 수업 때는 교사와 학생이 묻고 답하고 토론하는 상호작용으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밖에 문·이과 통합 과정 수능을 치르기 위해선 단순히 교과 과정을 융합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그에 따르는 교수법 및 평가법이 개발돼야 진정한 융합 교육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일방적으로 지식을 가르치는 수업 방식을 학생들에게 좋은 정보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수업 시간에 교사 강의는 10분으로 줄이고, 나머지 30분은 학생들이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고급 정보를 찾고 스스로 지식을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포럼에 참석한 교사들은 "진돗개 교사가 정보 길라잡이로 탈바꿈하는 것이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큰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