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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중학생 왜, 전문가 진단

마을지기 2013.09.23 06:29 조회 수 : 826

위기의 중학생 왜, 전문가 진단

[중앙일보] 입력 2013.09.23 01:11 / 수정 2013.09.23 02:18

[대한민국 중학생 리포트 ①] 도덕성·사회성 무너지는 교실  부모 세대 '무한경쟁 가치관' 주입한 탓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중학생들의 인성 수준이 낮은 것은 왜일까. 어른들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이식된 탓이 크다.

 한강의 기적과 경제위기를 모두 겪은 한국은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 체제에 길들여져 있다. 개인의 능력에 대한 평가는 과정보다 결과로 이뤄진다. 학생의 능력도 곧 성적으로 쉽게 등치된다. 청소년들의 사회화 기관인 학교와 가정에서 사람됨을 가르치는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소년 자식을 둔 현재의 부모세대는 대부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때 사회 초년생이었다. 고속성장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미증유의 경제위기에서 삶의 가치관과 목적의식에 큰 혼란을 경험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전근대적 교육을 받았지만 세계화와 정보화로 야기되는 무한경쟁 시대에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

  또한 부모와 수직적 관계를 맺고 성장해 자녀들과 수평적 관계를 맺고 이에 따른 의사소통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그 결과 생존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경쟁에서 승리해야만 살아남는다는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자식들에게 과거의 억압적 방법으로 강요하고 있다. 자녀들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치기보다는 살아남는 법을 주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에서 인성교육은 부모들의 관심 밖이 되기 십상이다.

 매스컴을 통해 아이들이 학습하는 성공의 공식도 다르지 않다. 양파 껍질 벗기듯 드러나는 사회지도층의 온갖 불법과 비리.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며 진실과 거짓말 사이에서 공방을 벌이는 각종 사회 이슈들. 아이들은 손쉽게 온갖 부정과 불법·편법을 접하고 이를 배우게 된다. 인성은 교과서만으로 배울 수 없다. 일상 속에서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따라 배운다. ‘어른이 아이의 거울이 된다’는 진부한 옛말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깊이 되새겨야 할 경구다.

 인성지수는 이러한 구체적 실천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인성을 이루는 여러 덕목 중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점검하고 미흡한 점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 가정과 학교·사회는 아이들의 미래를 키우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물질적 성공만 주입시킬 게 아니라 사회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가르치고 모범을 보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제는 생각만이 아닌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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