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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감동'을 가르치지 않는 무상 교육

마을지기 2011.08.18 07:11 조회 수 : 3808

[편집자에게] '감사와 감동'을 가르치지 않는 무상 교육

  • 손지명 영상음악인
    일 때문에 초등학생 아이의 아침을 챙겨주지 못할 때가 많다. 엄마로서 늘 안타까울 뿐이다. 어느 날 아침을 못 먹은 아이가 점심시간까지 얼마나 배고플지 생각하니 너무 측은해서 2교시 후 쉬는 시간에라도 먹게 하려고 간식을 사가지고 학교에 찾아간 일이 있었다. 물론 내 아이만 먹여서는 안 되겠기에 반 아이들 전체에게 나눠줄 분량으로 파이와 요구르트를 준비해 갔다. 담임선생님께 먼저 갑작스레 온 무례를 사과하고, 우리 아이처럼 아침을 굶고 온 아이들이 있을 테니 2교시 쉬는 시간에 나눠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선생님의 반응은 좀 차가웠다. 빈말이라도 감사하다는 말은 없었고, 오히려 "이렇게 나오시면 없는 집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다"고 하셨다. 서운한 마음을 감추고 사정하다시피 해서 누가 사왔는지 말하지 않고 나눠주는 것으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하교 후 집에 온 아이에게 간식을 잘 먹었는지 물어보니, 오후에 선생님이 나눠주셨다고 했다. 아이들 모두 맛있게 먹기는 했는데 오늘따라 왜 주셨는지 생각은 안 해봤단다.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감사를 가르치지 않는 교육이 얼마나 큰 것을 놓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

    밤새 직장 일을 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온 엄마가 토막잠도 마다하고 준비해 온 사랑의 간식임을 아이들은 알 길이 없었다. 간식을 먹었다는 포만감 외에 아이들이 가슴으로 느낄 사랑의 감동과 감사는 없던 일이 되었다. 아이들을 잘 먹이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아이들을 잘 키우는 일이라고 믿는다. 작은 호의에도 감사할 줄 알고, 또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것으로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말이다. 그러나 평소 거저 받는 일에 익숙해져 감사함을 모르고 자라난 아이들에게서 이런 성품을 기대할 수 있을까? 무상으로 지급되는 것에 익숙한 공산국가에서 좀처럼 들을 수 없는 말이 바로 "감사합니다"라고 한다. 개인적인 친절과 호의에도 감사할 줄 모른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아무튼 '먹는 것'으로 포장된 '평등지향의 교육'은 아이들이 장차 작은 일에도 감사를 느끼며 따스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길보다, 남만큼 갖지 못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원망과 분노를 갖고 사는 쪽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사람의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입에서 나오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먹는 일보다 진정한 사람됨에 매진하는 우리의 교육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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