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의무취학 관련 Q&A

2013학년도 의무취학 관련 Q&A

 

 

Q1. 내년도(2013학년도) 취학대상은

2006. 1. 1. ~ 12. 31. 사이에 출생한 적령 아동 및 2007. 1. 1. ~ 12. 31.사이에 출생한 아동으로서 조기입학을 희망하는 아동

Q2. 취학명부 작성 기준일은

매년 10월 1일

 

Q3. 조기입학 신청이 가능한 아동

2007. 1. 1. ~ 12. 31.사이에 출생한 아동으로서 입학을 희망하는 자

 

Q4. 조기입학을 신청하려면?

2012. 10. 1. ~ 12. 31. 기간중에 거주지 동장에게 신청서 제출

(신청서는 주민센터에 구비됨)

 

Q5. 입학연기(입학유예)를 신청하려면?

2006. 1. 1. ~ 12. 31. 사이에 출생한 아동으로서 입학을 다음해로 1년 연기하려는 자만 해당되고, 거주지 동장에게 12월 31일까지 입학연기신청서 제출하여야 함.(신청서는 주민센터에 구비됨)

 

Q6. 작년에 1년 입학연기를 하였는데 재 연기가 가능한지?

입학연기는 1년만 가능하므로 재 입학연기는 불가능함

그러나, 해당 학교장에게 취학유예신청은 가능하므로 해당 학교측과 협의

 

Q7. 학부모가 조기입학 신청기한인 12월 31일이 지났는데, 조기입학을 원하는 경우

해당 동장에게 조기입학 신청서를 제출(신청서는 주민센터에 구비됨)

 

Q8. 조기입학 신청기한인 12월 31일이 지난 후 조기입학 업무 처리 방법

동장은 신청기한이 지났더라도 입학시까지 조기입학 신청서를 접수하고, 취학명부에 등재한 후 해당 학교장에게 즉시 통보

 

Q9. 입학유예 신청기한인 12월 31일이 지났는데, 유예를 원하는 경우

동장은 권한이 없으므로 해당 학교장에게 취학유예를 신청하도록 안내

 

Q10. 학교에서 취학유예 결정 방법

○ 사유 : 질병, 발육상태 불량, 행방불명 등 부득이한 경우에 한함

○ 방법 : 학교에서는 취학유예(면제)위원회 구성?운영하고, 학생 및 학부모

면접을 통한 사유 확인 등 합리적?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

 

Q11. 취학유예를 신청할 시 구비서류

취학통지서 및 보호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주민등록등본 및 신분증 등)

○ 질병으로 취학유예를 신청하는 경우 : 의사소견서

○ 발육상태 불량, 행방불명 등으로 신청하는 경우 :

의사진단서(또는 소견서), 보호자 소견서, 동장소견서 중 택일

 

Q12. 취학통지서 발급후부터 입학시까지 변동사항(전입 ? 조기입학신청 ?

입학연기신청)이 발생된 경우 업무처리 방법

즉시 취학아동명부 추가 작성, 취학 통지서 발부, 해당학교장에게 즉시 통보

 

 

Q13. 국립 및 사립초등학교 취학아동의 업무처리 방법

동장은 당해(국?사립 초) 학교장의 입학승낙서를 첨부한 신고서를 학부모로부터 받은 후 취학통지서를 발부하고, 취학아동명부 비고란에 국?사립초등학교명 병기

 

Q14. 사립초등학교 입학허가를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부모가 2012. 12. 1. ~ 12. 10. 사이에 해당 학교장의 입학승낙서를 가지고 거주지 주민센터를 방문하여 입학신고서 작성 제출

⇒ 동장이 12월 20일까지 취학통지서를 교부함

 

Q15. 주민등록말소, 무호적, 국내불법체류 아동의 취학

기초생활 보장번호, 임대차계약서, 거주확인 인우보증서, 호적등본, 출입국

사실증명, 외국인등록 사실증명 등을 통해 해당 학구 내 거주사실이 확인된

미취학아동에 대하여 학교장은 입학을 허용하여야 함.

이나미 “자식 공부한다고 떠받들면 부모들 나중에 피눈물 흘려요

이나미 “자식 공부한다고 떠받들면 부모들 나중에 피눈물 흘려요 ”[중앙일보] 입력 2011.11.12 01:30 / 수정 2011.11.14 10:27

신경정신과 전문의·박사
요즘 부모·청소년 세태 꼬집는 조언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계속되는 학교와 과외공부, 숨 쉴 틈 없이 빡빡한 하루가 얼마나 힘이 들까요? 어른들에게 그렇게 살라고 한다면 유혈 폭동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30쪽)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장이다. ‘야자’를 견디거나 학교 담을 넘어 땡땡이 치던 추억을 품고 있는 어른들과 달리 요즘 아이들에겐 울타리가 두 개다. 하나는 학교, 또 하나는 학원. 그렇게 공부해 대학에 가도 88만원 세대에 그친다니, 꿈조차 꾸기 힘든 팍팍한 청소년기를 보낸다. ‘어른들은 알지 못하는 10대들의 심리학’이란 부제가 붙은 『괜찮아, 열일곱 살』(이랑)은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나미(50) 박사가 폭발 직전의 10대를 다독이며 쓴 책이다. 『때론 나도 미치고 싶다』 『에로스 타나토스』부터 50대를 다독이는 심리 에세이 『오십후애사전』까지, 한국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던 그의 눈길이 청소년에게로 향했다. 외모·친구·부모·공부·사랑 등의 고민을 하는 아이부터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까지, 흔들리는 아이들의 질문에 차분히 대답한다. 막상 인터뷰에서 그는 아이들보다는 부모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글=이경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요즘 10대들은 어떤가요.

 “노인네 같아요. 지치고 의욕도 없고, ‘이렇게 고생스럽게 살아야 되나’라며 넋두리하죠. 약한 아이들을 못살게 굴며 스트레스를 풀고요. 20~30년 전 아이들과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왜죠? 공부 부담 때문인가요?

 “다들 쌓인 게 많아요. 옛날 부모들은 밥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간섭을 안 했어요. 공부는 아이 몫이라 여겼죠. 지금은 웬만한 중산층 이상이면 부모가 너무 많이 개입해 아이들이 주인의식을 잃어요. 그게 아니면 부모도 포기하고 방임하죠. 그러면 아이들도 ‘나는 학원에도 못 다닌다.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꿈이라도 꾸고 열심히 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정신이 있었지만, 요샌 일찌감치 현실적으로 변하는 거죠.”

●책에는 왕따든 폭력이든 피해자 사례가 많던데요.

 “정신과에 찾아오는 이들은 가해자가 아니라 상처받은 피해자예요. 가해자는 소년원에 가죠. 상담을 받으러 오는 아이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에요.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니까요. 더 심각한 사례도 많지만 일부러 책에는 쓰지 않았어요. 아이들이 보고 되레 배울까 걱정돼 보편적인 사례를 썼죠.”

●상담받는 아이가 많은가요?

 “상처받은 아이들이 오고, 부모들도 오죠. 의외로 선생님이 많이 와요.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아이들이 무섭대요. 옛날엔 ‘국어’니 ‘수학’이라며 선생님을 지칭했잖아요. 요즘 아이들은 입에 담지 못할 욕으로 교사를 표현해요. 침 뱉고, 차를 긁어놓고, 심지어 때리기도 하죠. 학부모에게 당하고 오는 선생님도 있고요.”

●교사의 권위가 땅에 붙었다죠.

 “애들은 애들끼리 뭉치고, 답답하면 인터넷에서 답을 찾아요. 개그콘서트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에겐 물어도, 부모나 선생님에겐 안 물어요. 어른이 필요없다는 거죠.”

●왜 이렇게 틀어졌을까요.

 “우선 부모가 우울하죠. 부부 사이도 안 좋고. 예전엔 설령 안 좋아도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니 한쪽이, 주로 엄마가 참았죠. 그런데 요새는 아무도 안 참죠. 내 자아만 중요하지 ‘우리’라는 개념은 없으니 아이들이 참는 법을 배울 데가 없어요. 인내심을 배워야 일도 가정도 유지하거든요. 공부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게 몸에 배어 참는 게 인생이거니 하며 지내는 거죠.”

●왜 젊은 부모들은 참지 못하나요.

 “윗세대들이 그렇게 키운 것 같아요. 지금 30~40대의 엄마가 60~80대잖아요. 그분들은 시집살이를 혹독하게 해서 특히 딸에게 ‘넌 나처럼 살지 말고 할 말 하고 돈 벌어 성공하라’고 가르쳤어요. 그렇게 배운 아이들이 부모가 돼 다시 10대를 키우는 거예요. 애들이 싸우고 오면 예전 할머니들은 ‘네가 맞는 게 낫다’고 했는데, 젊은 엄마들은 ‘바보같이 맞고 오느냐. 피를 내서라도 이기고 오라’고 하죠. 가난하고 약하고 공부 못하는 아이 감싸주라고 가르치는 엄마는 없어요. 그런 애들과 놀지 말라고 하죠. 그러니 사회 전체가 폭력적으로 되는 거예요.”

●가족 이기주의가 문제네요.

 “과거엔 도덕에 충실하라는 게 너무 과도해 그것 때문에 상처받았다면, 지금은 욕망과 본능에만 충실해 상처받는 거예요. 가령 성폭행 가해자 부모들도 죄의식이 없고 피해자 탓을 하죠.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보면 가해자 부모는 아무도 진심으로 미안해 하지 않잖아요. 우선 덮고 보자는 식이죠. 피해자가 먼저 자기 아이를 어떻게 했다는 식으로 생각하고요. 옛날 같으면 ‘자식 잘못 키웠다’며 스스로 죄인이라 여길 텐데요. 염치 없는 사회가 된 거죠.”

●희망이 없는 건가요.

 “소수지만 의식 있는 부모도 있죠. 공동체 의식도 있고, 자녀를 믿어주고 뒤로 물러나 주기도 하고요. 그런 아이들이 나중에 잘돼요.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겪어도 자기 갈 길을 스스로 배우니까요. 진짜 괜찮은 부모는 스스로 좀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이들이에요. 부모가 자꾸 휘두르면 언젠간 활화산처럼 확 하고 터져요. 어떤 애들은 중학교 때, 어떤 아이는 대학교 때, 어떤 아이는 결혼해서요. 시간 문제죠. 다 큰 자식 무서워하는 부모 많아요.”

●자식을 무서워한다고요?

 “쉬쉬하지만 강남 아파트촌에도 돈 내놓으라며 행패 부리는 자녀가 많아요. 죽을 때까지 자식 AS를 한다는데, 행패 부리니 내주지 왜 다 큰 자식 뒤치다꺼리를 하겠어요. 유아기부터 10대까지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부모의 노년이 결정되는 거죠.”

●어떻게 키워야 하나요.

 “어려서부터 약한 사람 배려하는 법을 가르쳐야죠. 약자를 배려하는 게 몸에 배면 자연히 늙은 부모도 배려하죠. 꼭 자기 부모라서가 아니라 노인은 약자니까요. 또 유아기엔 알파벳이 아니라 도덕심과 근면성을 배워야 해요. 도덕심 높은 애들은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그게 옳으니까. 부모나 사회의 바람대로 공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면 일단 상위권엔 올라가죠. 또 어릴 때부터 청소시키고 구두 닦게 해야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 인생에 대한 책임감도 생겨요. 부모가 ‘넌 아무 걱정 말고 공부만 해’라고 하면 끝까지 공부만 해요. 고시 본다고 30대 보내고, 자격증 딴다고 40대 보내고…. 공부한다고 온 집안 식구들이 노예처럼 받들고 섬기면 나중에 피눈물 흘려요. 자녀에게 구박받고 다 뜯기고 상담하러 오죠.”

●공부 안 시키기도 어려운 환경이에요. 웬만한 유치원 만3세 반에도 영어수업이 하루 한 시간씩 있더군요.

 “조기교육은 백해무익해요. 모국어가 공고화된 뒤 제2외국어를 해야 뇌 발달에 좋아요. 영어나 프랑스어처럼 비슷한 계열의 언어는 방언을 배우는 것 같아 뇌가 헷갈리지 않는데, 체계가 전혀 다른 영어와 한국어를 같이 배우면 인지 발달에 지장이 있어요. 일찍부터 영어 배운 아이들 지능이 썩 좋지 않아요. 물론 상위 1%야 뭘 해도 잘되죠. 그런데 지금의 조기교육, 영재교육은 상위 1%가 잘됐다고 해서 나머지 99%를 거기에 끼워맞추는 거예요. 그럼 아이들도 망하고 엄마도 망해요. 자기 아이가 다 상위 1%가 되어야 하니까요.”

●엄마는 매니저라죠. 학원 앞엔 자동차가 줄지어 있고.

 “자동차 말고 버스 태워 보내야죠. 엄마가 다 돌보면 나중에 취직해도 상사에게 부모가 달려가요. 그러면 조직에서 어떤 평가를 받겠어요? 늙은 부모가 번듯한 전문직 자녀를 데리고 상담 오는 경우도 많아요. 자녀가 조직 생활을 못 견뎌 한다고…. 고생해서 판·검사가 되어도 1~2년 하다 마는 거예요. 대학병원 레지던트들도 엄청나게 그만둬요. 예전엔 어려운 집안에서 신분 상승하려고 뭐든 열심히 했지만, 요샌 조금만 힘들어도 그만두죠.”

●너무 풍족한 것도 문제죠?

 “아이들에게 뭘 너무 많이 사줘요. 그런데 장난감도 옷도 너무 많으면 주의력 집중 장애만 생겨요. 커서도 소비를 못 줄이고요. 어렸을 때 실컷 사줘 놓고는 ‘우리 애들은 명품만 찾아서 걱정이야’라고 하는데, 부모가 그렇게 키운 거예요. 엄마·아빠가 명품에 매달리면 애들은 그게 인생인 줄 아니까요. 자식 위해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참는 게 희생이고 교육인데, 자식에게 돈을 쓰는 게 희생이라고들 생각해요. 완전히 거꾸로 된 거죠.”

●학교에선 인성교육이 안 될까요.

 “선생님들이 겁이 나서 인성교육을 안 해요. 자칫 잘못하면 초등학생도 교육청 사이트에 고발하니까요. 결국 가정의 몫이에요.”

●아이들보다 부모 이야기를 더 많이 했네요.

 “올바른 부모한테 반듯하게 사랑받으면 아이도 생긴 대로 능력 대로 살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으니까요. 요즘 애들 숨들을 못 쉬잖아요. 일요일에도 놀 시간이 없고. 창조적 상상은 공간에서 나오는데, 머릿속에 여백이 없어요. 하늘 보고 멍하니 있기도 하고, 빗소리도 듣고 그러면서 영감이 떠오르고 자기를 만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요즘엔 스마트폰이니 뭐니 해서 조용히 있을 시간이 없죠. 소리가 안 들리면 불안해 에어컨이라도 틀어놔야 잠이 든다는 아이들도 있어요. 다들 늘 이어폰을 꽂고 있잖아요. 난청도 많고. 그래서 걱정이에요. 우리나라에 인재가 안 나올 것 같아서….”

●10대들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죠.

 “거북목증후군 등으로 재활의학과에 노인들만큼 10대가 많이 와요. 아이들이 중년처럼 어깨 아프다, 손 아프다 그러죠. 키만 컸지 조금만 운동하면 힘들다고 하고. 벌써부터 아프면 앞으로 50~60년을 어떻게 살지 모르는 거예요. 국가 전체 생산성은 떨어지고 의료비는 올라가는 거죠. 외국 유학 간 아이들 보면 한국인들이 결정적으로 밀리는 게 체력이에요. 서양은 커리큘럼에 체육을 엄청나게 넣어 놔요. 그러니 앉아서 공부만 한 한국 애들이 경쟁이 되겠어요? 입시 제도는 차치하고라도, 하루 서너 시간씩 운동을 시키지 않으면 국가경쟁력에 문제가 생겨요.”

●예전엔 천방지축도 군대 가면 사람 된다고 했는데.

 “군대 문화가 예전보다 민주적으로 변했다는데도 자살하고, 적응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전체적으로 체력과 정신력이 떨어진 게 이유가 될 거예요. 기합을 줘도 예전처럼 그냥 주는 게 아니고, 이상한 방법을 쓰죠. 왕따라든가 심리적으로 괴롭히니까, 그게 더 힘든 거죠. 젊은 아이들 심성들이 좀 악해진 것 같아요.”

●답이 잘 안 나오는 문제들이네요.

 “젊은 부모들이 내 자녀에게 쓰는 에너지 중 반의 반만이라도 부모와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는 데 쓰면 저절로 돼요. 옛날 시골에선 자식 공부 잘하면 집이 망하고, 못하면 흥한다고 했어요. 공부를 못하면 재산이 축날 일이 없으니까요. 땅 팔아 교육시켜 출세한 자식 무슨 소용 있어요? 아파도 오지 않는데. 그거 보고 배우는 게 또 아이들이고요.”

●아이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은요.

 “어린아이들에겐 부모가 우주예요. 커가면서 점점 부모의 비중이 줄긴 해도 부모가 흔들리면 자기도 흔들려요. 그건 정상적인 반응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에게 문제가 많더라도 그대로 인정해 줬으면 좋겠어요. 부모가 미우면 그런 부모에게서 난 자기 자신도 미워할 수 있거든요. 그럴 때 부모와 나는 별개의 인간이라고 자꾸 생각해야 해요. 부모가 미숙하다고 나까지 철 없으면 나만 손해죠. 그리고 부모 모자란 걸로 치면 예전이 더 심했을지 몰라요. 배운 거 없는 옛날 부모들은 소리지르고 때리기나 했죠. 그래도 대부분 반듯하게 자랐잖아요. 또, 너무 머리만 쓰지 말고 가슴과 몸도 돌봤으면 좋겠어요.”

●부모가 아닌 다른 이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모라는 기반이 없어질 때 역시 문제가 되는데요. 자칫 잘못하면 주변의 별로 좋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리거나, 좋아하는 아이에게만 집착할 수 있어요. 너무 한쪽으로만 쏠리지 않게 친구도 골고루 사귀고, 부모 이외의 어른도 잘 관찰했으면 해요. 선생님이라든지 선배 형이라든지, 그래도 조금 기댈 만한 사람이 있을 거예요. 너무 혼자서만 다 끌어안지 말고 나를 도와줄 만한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았으면 해요.”

●학교 상담실을 활용하면 어떨까요.

 “한번은 학교 상담실에 ‘성 상담실’이라는 간판을 단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안 들어오죠. 학교에서 상담실을 운영하더라도 아이들이 거기 가도 부끄럽지 않게끔 하면 좋겠어요. 상담 시간은 방과후로 잡고, 집단 상담도 활성화해야 하고요. 상담교사를 육성하고 학교 상담실을 활성화해야 하는데, 예산 문제 때문에 잘 안 되는 모양이에요.”

j 칵테일 >> “우리 애들에게 오히려 도움받았죠”

이나미 박사는 아이들을 문제 없이 키웠을까. 그는 “우리 아이들은 저를 보호해 주려는 의식이 강해서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아들 중 첫째는 취직했고, 둘째는 대학생이다. 조기교육은 시키지 않았다. 학원도 아이들이 먼저 요구하기 전에는 절대 보내지 않았다. 전문직이라 가능한 일이긴 했지만, 둘째 고 3때까지 저녁 약속을 잡지 않고 칼퇴근했다.

사면처가(四面妻家) 시대라지만 아흔을 바라보는 시어머니도 모신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이들을 생각해 견뎠다”고 말했다. “친정 엄마한텐 함부로 하는 딸이 많아도 시부모와는 내놓고 싸우지 못하잖아요. 아이가 ‘엄마는 외할머니한테 함부로 하면서 왜 나보고만 공손하래?’하면 할 말이 없죠. 권위가 남아 있고 공적인 자리에서 부모가 어떻게 하는지 보여줄 필요도 있어요.”

아이 담임선생님 ‘우리편’ 만드는 면담법 몇가지[중앙일보]

아이 담임선생님 ‘우리편’ 만드는 면담법 몇가지[중앙일보] 입력 2011.04.04 00:28 / 수정 2011.04.04 00:28

주부 김정아(40·서울 반포동)씨에겐 요즘 큰 걱정거리가 있다. 매사가 느린 초등 2학년 딸의 새 학년 적응 문제다. “공책 꺼내라”는 교사의 지시에도 느릿느릿, 알림장 쓰는 것도 느릿느릿,

수업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과제도 느릿느릿이니 번번이 지적을 당할 수밖에. 혼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잔뜩 위축돼 있고 “우리 반 여자애들 중 내 칭찬 스티커가 제일 적다”는 아이의 말에 김씨도 애가 탄다. 김씨는 “담임선생님을 한 번 만나야 하는데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새 학년이 시작된 지 이제 한 달. ‘담임 만날 일’은 김씨만의 고민이 아니다.

한 해 동안 아이를 잘 키우려면 교사와 부모가 마음이 맞아야 한다는데, 교사를 ‘우리 편’으로 만드는 면담 요령은 없을까. 현직 초등교사들과 심리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글=이지영 기자
도움말=김범준 고양풍산초등 교사, 송춘섭 서울중광초등 교사, 송재환 서울동산초등 교사, 신철희 신철희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김혜경 다미솔언어연구원 상담교사

칭찬은 교사도 춤추게 한다

초등 5학년 A군. 지난해 초만 해도 학교에서 말썽꾸러기 문제아로 꼽혔지만 올해는 다르다. A군을 격려하고 인정해 준 4학년 담임교사 덕에 1년 만에 수업 태도도 좋아지고 친구들과의 다툼도 현저히 줄었다. A군의 어머니 한모(39)씨는 “학년 초 선생님을 만나 ‘선생님이 만들라고 하신 자율학습 공책이 정말 좋다’며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던 게 아이와 선생님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교사도 칭찬을 들으면 신이 나 더 잘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고 말했다. e-메일이나 문자 등으로 “○○가 선생님의 격려를 받고 참 좋아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등의 감사 표시를 하면, 교사들은 “내 교육방법이 효과가 있구나, 이 아이 정말 변화시켜 봐야겠다”는 각오가 생긴다는 것이다.

교사 앞에서 겸손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부모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면담날 화려한 옷차림, 또각또각 소리가 거슬리는 하이힐 등은 피해야 한다. ‘음료수라도 사 가야 하 나’는 고민은 안 해도 좋다. “1만원짜리 음료수 박스 하나 때문에 ‘뭘 받는 교사’란 이미지가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찜찜하고 불안하다”는 게 교사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수수한 옷차림과 빈손이 진지한 상담으로 연결된다.

담임교사와의 면담 효과를 배가시키는 비법도 있다. 바로 ‘1주일 전 면담시간 잡기’다. 학부모가 상담하러 온다고 하면 교사도 긴장한다. 1주일 동안 교사는 해당 아이를 ‘주인공’처럼 바라보면서 수업 태도와 교우 관계 등을 자세히 관찰하게 된다. 자연히 상담 내용이 알차진다.

아이 결점에 귀와 입을 열어라

교사들은 “아이가 나무랄 데 없어 상담이 필요 없는 부모들은 학교에 자주 오고, 꼭 와야 하는 부모들은 불러도 안 온다”고 말했다. 자기 아이가 지적당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는 부모일수록 학교 방문을 꺼린다는 것이다. 가정 불화나 경제적인 어려움 등 문제 환경에 대해서도 터놓는 부모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자랑과 덕담만 오가는 상담에선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아이와 가정의 문제를 교사에게 솔직히 알리면서 인간적으로 다가가면 대부분의 교사가 아이에 대해 훨씬 너그러워진다.

교사의 지적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도 중요하다. 흔히 부모들이 첫 질문으로 내놓는 “우리 아이 학교에서 잘하나요?”는 어리석은 물음이다. 긍정적인 답을 유도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아니요”란 부정적 답을 하기 부담스러워진 교사들은 의례적인 칭찬을 하게 될 테고, 면담은 그냥 눈인사에 그치고 만다.

교사가 아이의 결점을 말할 때 “제 아이가요? 집에서는 안 그런데요”라는 반응은 금물. 애써 이야기를 꺼낸 교사의 입을 다물게 하는 말이다. 일단 담임교사가 무슨 말을 하면 끝까지 듣는다. 그리고 “그럼, 제가 집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며 교사에게 대안을 묻자. 부모가 교사를 교육전문가로 인정하고 신뢰하는 태도를 보일 때 교사 역시 아이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스스로 교육자로서 사명감을 갖게 된다.

그래도 ‘열쇠’는 부모가 쥐었다

아이와 담임교사의 코드가 맞지 않으면 아이의 학교 생활 전반이 삐걱댄다. 아이가 교사에게 지적받는 일이 잦아질수록 문제는 점점 부각되고 친구 사귀기도 어려워진다. 성적 하락과 등교 거부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담임교사가 예뻐하는 아이는 단박에 기가 살아 학교 생활을 즐거워한다. 담임의 위력은 그만큼 세다.

산만하고 늦된 아이만 걱정인 것도 아니다. 초등 4학년인 B양은 수학과 영어 모두 교외 경시대회에서 큰 상을 받을 만큼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지만 지난해 담임교사와 맞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B양의 엄마 김모(38)씨는 “담임교사가 ‘아이가 교사 지시에 따르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하는 일이 많다’며 번번이 교내 상 시상에서 제외시켜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아는 척’하는 아이를 유달리 못마땅해하는 교사를 만났던 것이다.

이렇게 ‘담임 잘못 만났다’ 판단될 때 관계 개선을 위해 촌지 등 무리수를 두거나 교사와 정면 대결을 하는 건 위험하다. 그냥 ‘올 한 해 부모가 할 일이 더 많겠구나’ 하고 대범하게 마음먹는 게 낫다.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가 아이 삶에 굉장히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부모보다 더 중요하진 않다는 걸 명심한다. 교사 험담을 하는 데 에너지를 쏟지 말고 아이가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집에서 충분히 풀 수 있도록 배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꼼꼼한 교사에게 지적당하는 일을 줄이려고 ‘대충대충’ 성향이 강한 아이에게 집에서까지 계속 잔소리할 경우 아이는 숨 쉴 틈을 잃게 된다. 집에서는 아이를 편안히 대하면서 담임교사에게 가끔 “아이가 ○○를 못하는 것을 알고 있고 고치려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부모가 무관심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린다. “아이와 부모 관계에만 문제가 없으면 성장기의 크고 작은 고민거리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해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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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의 新줌마병법] ‘통배짱 엄마’가 되는 그날까지 – 김윤덕 기획취재부 차장대우

‘취업맘’ 자책은 금물, 뻔뻔하고 대범해져야
약간 방임하는 것도 아이에겐 藥…
21세기 최고 경쟁력은’헝그리 정신’

새 학년이 시작된 3월의 어느 날,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아무개 어머니, 아무개 담임입니다. 아무개가 아직 구구단을 외지 못합니다. 구구단은 2학년 때 배우는 과정입니다. 수업에 지장이 많사오니 가정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간을 살짝 찌푸린 ‘마녀’, 다음과 같이 답장을 보냈다. ‘선생님, 아무개 엄마입니다. 저는 성실히 세금 납부하여 선생님 월급을 드리고 있습니다.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선생님의 의무지 저의 의무가 아닙니다. 학생이 공부를 못하면 선생님이 학부모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할 터인데 왜 제게 책임을 물으시는지요? 아무개가 구구단을 제대로 욀 때까지 A/S 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보수집’차 엄마들 커뮤니티를 기웃거리다 우연히 ‘이프’라는 사이트에 들어간 영란씨. 저 해괴한 글을 발견하고 한밤중 컴퓨터 앞에서 혼자 배꼽을 쥐었다. 세상에 이런 통배짱 엄마가 있었어? ‘마녀들의 수다’라는 문패가 붙은 코너에는 이 글 말고도 불순한 엄마들의 목소리가 와글와글했다. ‘엄마, 아이 캔 스픽 잉글리시가 뭔 뜻이야?’ 묻는 중1 딸에게 ‘영어 못하는 것도 대한민국에선 개성이지’ 하고 낄낄대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이번 시험에 낙제했으니 부진아 학습을 시키겠다’고 통지해온 선생님께 ‘우리 애는 명문대학 갈 의사가 전혀 없사오니 그냥 집에 보내달라’며 호기를 부리는 엄마도 있다. 황당해진 담임, 아이를 불러 ‘니네 엄마 계모니?’ 했다는 대목에서 또 깔깔 웃은 영란씨는, ‘계모’도 좋고 ‘마녀’도 좋으니, 나도 통배짱 엄마 되어 이 험난한 교육 전장(戰場)을 뚫고 나가리라 다짐하였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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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통배짱이 시험대에 섰다. 반찬 값이라도 벌어볼 요량으로 출산 전 다니던 회사에 파트타임으로 나가 일하는 영란씨. 한 달에 기십만원 하는 학원비가 벅차 겨울방학 동안 학교가 시행한 방과후수업에 3학년 아들 녀석을 등록했던 것인데, 하필 영어는 오전에, 수학은 오후에 있어 도시락을 싸서 보내게 되었다. 한데 퇴근길 동네 수퍼에 들렀더니 같은 학교 학부형인 주인 아주머니가 혀를 찬다. “에이그, 우리 애 데리러 학교에 갔더니 그 댁 아들이 차가운 학교 계단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고 있습디다.” “진짜요?” 사실 확인차 집으로 뛰었다. 아들내미 왈, 도시락 먹으러 제 교실로 갔더니 자물쇠로 잠겨 있고 다시 영어 수업했던 교실로 돌아오니 그 사이 문이 잠겼더라고 했다. 그래서 계단에 앉아….

이튿날 열일 제쳐놓고 학교로 달려갔다. 교무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당직 선생님 앉아 계신다. “어쩐 일이세요?” 나이 오십줄에 밝게 웃는 여교사와 눈이 마주치자 영란씨 잠시 흔들렸지만 애써 눈꼬리를 치켜세웠다. “어떻게 이러실 수 있습니까. 아이가 찬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도시락을 까먹을 때 선생님들은 뭘 하고 계셨습니까. 그렇잖아도 다른 애들처럼 풍족하게 뒷바라지 못해 피눈물이 나는데요, 흐억….” 설움에 북받친 영란씨, 잠시 숨을 골랐다 다시 쏟아부을 태세인데, 선생님 그녀의 손을 덥석 잡는다. “일단 앉으시지요, 추운데 차 한 잔 드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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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 수업 없는 교실들은 문이 잠겼을 테고 당직 서는 교사들 한둘뿐이니 미처 못 봤을 테지요. 보았다면 그렇게 놔둘 리 없지요. 저희도 자식 키우는 사람인데요.” “그러니까 서운하다는 겁니다. 솔직히 일하는 엄마 애들은 뒷전이고 찬밥 아닌가요? 남편 월급만 갖고 살 수 있다면 저도 학교 봉사 열심히 할 수 있다 이겁니다. 아이 손에 열쇠 쥐여주고 집 나서는 심정, 선생님은 모르시잖아요.” “재미난 얘기 해 드릴까요? 30년 교직에 있어도 우리 애 선생님 뵈러 갈 땐 심호흡을 했지요. 담임이 까마득한 20대 후배교사인데도 허리 굽혀 인사하게 되데요. 저도 죄 많은 취업맘 아닙니까.” “……” “아이 몸에 열이 펄펄 끓어도 학교로 나서야 하는 날엔 남의 집 아이들 잘 키우려고 내 아이를 이렇게 버려둬도 되나 하는 죄책감에 눈물 뚝뚝 흘리며 등교했지요.” “……” “재미난 얘기 또 해 드릴까요? 5학년 딸아이가 구구단을 못 외니 그 책임을 선생에게 엄중히 묻는 어떤 어머님 글이 인터넷에 떴더라고요. 뜨끔하고도 통쾌했지요. 우리 딸도 4학년 되도록 구구단 못 외웠거든요. 흐흐!” “…근데, 그 따님 대학은 갔나요?” “가다마다요. 엄마 믿었다간 밥 굶고 대학도 못 간다 싶었는지 알아서 밥 차려 먹고, 알아서 병원 가고, 알아서 공부하고, 알아서 사윗감 물어오고. 그러니까 돈 워리(Don’t worry)! 21세기 최고의 경쟁력은 ‘헝그리 정신’인 거 아시죠? 그거 하나는 제대로 길러준 셈이에요, 하하!”

 

[김윤덕 기획취재부 차장대우 sion@chosun.com

어렵지만 잉꼬 부부 되는 비법(학부모 자료실)

어렵지만 잉꼬 부부 되는 비법[중앙일보] 입력 2011.03.05 01:23 / 수정 2011.03.05 01:23

 

스위스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소설 『우리는 사랑일까』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앨리스는 소파에 에릭과 나란히 누워 그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당신이랑 이렇게 있으면 정말 편안해요.” 그 남자는 이렇게 되물었다. “오늘 저녁 몇 시에 (제임스) 본드 영화를 하지?”

 여자의 ‘부름’에 제대로 응답 못하는 남자의 ‘호응결여증’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내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대부분 남편의 이런 ‘호응결여증’에 대한 호소다. 결혼 3년차 주부가 비슷한 사연을 보냈다. “신랑의 행동이 섭섭할 때가 많아요. 떡볶이 좀 사다 달랬더니 ‘어제 먹었는데 뭘 또 먹어’라는 거예요.” 남자들은 대체로 ‘떡볶이 가지고 유치하게 왜 그러냐’고들 하지만 이 여성에게는 결혼 자체에 회의를 느낄 정도로 엄청난 고민이다. 이쯤 되면 정신의학자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인류의 종족 보존(?)을 위협하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세상에는 우리를 ‘실패한 커플’로 보이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잉꼬부부’다. 하지만 그들이 비정상인 건 아닐까? 잉꼬부부가 정상이라면 주변에 이런 부부들로 가득해야 할 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개와 고양이가 서로를 아껴주는 건 TV 프로그램에 소개될 정도로 특이한 일이다. 혹시 남자와 여자는 개와 고양이의 차이 이상으로 다른 감성 메커니즘을 가진 것은 아닐까?

 남녀의 스트레스 반응 차이에 대한 연구결과는 의미 있는 힌트를 준다. 한 연구자가 실험에 참여한 남자와 여자에게 두 가지 스트레스 자극을 줬다. 하나는 수학 문제를 풀어 등수를 매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역할극에 참여시켜 상대방한테 거절당하는 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남자는 순위를 매기는 실험에 심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 반면, 여자는 거절당하는 경험에 심한 반응을 보였다. 쉽게 말해 서로의 ‘아킬레스건’이 다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배우자가 나와 같은 시스템을 가졌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살아간다. 서로에 대해 섭섭한 감정이 안 생길 수 없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권력을 활용하고, 남성은 권력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이런 특징은 태어나면서부터 나타나 사춘기 때 분명한 남녀의 차이로 자리 잡는다. 실제 남성들로만 이뤄진 단체는 ‘서열 갈등’ 때문에 지속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반면, 여성만으로 이뤄진 단체는 오랜 역사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수렵시대에 남자는 종족 안에서 서열이 높아야 여자를 얻을 수 있었고, 2세를 낳아 종족 보존을 할 수 있었다. 반면 여자는 남자들이 사냥·전쟁을 위해 비운 마을에서 자신과 아이들을 지키려면 다른 여성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었다. 네트워킹이 곧 생존이었다는 뜻이다. 이런 오랜 역사가 남녀 간에 유전적으로 다른 감성 메커니즘을 자리 잡게 한 것이다. 얼핏 완벽해 보이는 ‘남자다운 남자’와 ‘여자다운 여자’의 결합이 끊임없는 감성적 충돌을 낳는 이유다.

 “떡볶이 사다 달라”는 아내의 말은 ‘당신, 언제나 내 편이냐’를 확인하려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받은 남편은 자신의 남성적 매력 등수가 떨어진다고 느끼게 된다. “내가 매일 떡볶이나 사다 주는 남자로 보이냐”며 쏘아붙이게 되는 이유다. 아내가 원한 정답은 “당신이 원하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떡볶이 사다 줄게”다. 이 말을 들은 아내는 다음날부터 남편에게 떡볶이 심부름을 시키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잉꼬부부는 대체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유형은 세 가지다. 첫째로 실제론 갈등이 많은데 아내는 감정을 찍어 누르고, 남편은 ‘우리 부부가 최고’라고 자랑하는 경우다. 이런 부부는 여성 화병의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둘째로 남편이 여성적 성향인 경우다. 이런 부부는 둘 사이에선 매우 강한 결속력을 보이지만 자기 가족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겐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아내가 남성적 스타일인 경우엔 잉꼬부부가 되기 어렵다. 두 사람이 ‘서열’을 놓고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치열한 전투 끝에 서로가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경우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잉꼬부부의 유형이기도 하다.

 남녀의 갈등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인류를 지탱해 온 측면이 있다. 남녀의 감성 메커니즘이 똑같았다면 인류가 멸종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남자들이여, 아내의 투정을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는 사랑의 메시지로 받아들여라. 여자들이여, 배 나온 남편에게 당신이 최고로 멋있다고 칭찬해 보라. 이게 진짜 잉꼬부부가 되는 비법이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신경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