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한국어

좋은 글마당

오늘:
328
어제:
304
전체:
1,611,439
Since 1999/07/09

평범한 선생님은 말을 하고, 좋은 선생님은 설명을 하며, 뛰어난 선생님은 몸소 보여주고, 위대한 선생님은 영감을 준다

답 주지 말고 찾도록 도와주라

마을지기 2020.03.11 21:47 조회 수 : 209

 

[김형철의 철학경영] 답 주지 말고 찾도록 도와주라

전 연세대 교수
<117> 군사부일체는 영원한 진리 리더·스승·부모로서 해야할 역할은
부하·학생·자식의 말 끝까지 듣는 것 생선을 주는 대신 잡는 법 가르치면
본인 스스로 해법 찾고 성과낼 수 있어

임금님이 한 분 계셨다. 하루는 민정 시찰을 하러 장터에 나갔다. 한 영감이 좌판 위에 앵무새 세 마리를 팔고 있다. “이봐 영감! 이놈 얼마요?” 제일 왼쪽에 있는 아주 씩씩하게 생긴 앵무새를 가리키며 묻는다. “그놈은 2냥 합니다”라고 영감이 답한다. “왜 2냥이요?” “2개 국어를 하는 놈입니다.” 이번에는 가운데 있는 앵무새를 가리킨다. “이놈은?” “4냥입니다.” 눈이 초롱초롱하고 깃털이 아주 곱게 생긴 앵무새다. “왜 4냥인가?” “4개 국어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임금님은 3번 앵무새 가격을 묻는다. 제일 오른쪽에 있는 3번 앵무새는 늙수그레하게 생겼다. 게다가 깃털도 듬성듬성 빠졌다. “그놈은 좀 비쌉니다.” 그랬더니 임금님은 화를 버럭 낸다. “얼마냐니깐!” 이렇게 야단을 맞고서야 영감은 8냥이라고 답한다. 왜 이 영감은 임금님께 3번 앵무새가 8냥이라고 말했을까.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답은 정답이 아니다. 지난번 강연에 나갔을 때 이렇게 힌트를 주니 “교수님, 아까부터 자꾸 ‘그 답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하는데 도대체 답이 뭡니까”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답변 중 하나가 “3번 앵무새가 말을 못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얼마나 기발한 역발상인가. 이유를 물으니 세 가지 이점이 있단다. 첫째, 말을 못 하면 임금님의 각종 비밀을 철저하게 지켜줄 수 있다. 둘째, 말을 못 하니 임금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어줄 수 있다. 셋째, 일단 조용해서 좋다. 그래서 일급 수행비서, 일급 운전기사, 무엇보다 일급 상담역으로 최고 앵무새란다. 또 다른 답은 3번 앵무새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데도 가격을 높이 부르면 두 가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첫째, 1번·2번 앵무새가 상대적으로 싸 보인다. 처음에는 ‘1번을 2냥에 살까, 2번을 4냥에 살까’ 하다가 3번 앵무새가 8냥에 등장하는 바람에 1번·2번 앵무새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학생은 행동경제학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이 분명하다. 둘째, 명품 마케팅이다.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것이다. 명품이라서 비싼 게 아니라 비싸서 명품이라는 이론이다. 이 말을 듣고 ‘나도 명품 강연한다는 말을 들으려면 강연료부터 올려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뻔했다.

핵심은 3번 앵무새를 별로 팔 생각이 없다는 데 있다. 주력 상품은 1번·2번인데 누군가가 굳이 8냥에 3번을 사겠다면 안 팔 이유도 없다는 거다. 3번은 가격 차별화를 통해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팔리면 좋고 안 팔려도 대신 1번·2번을 파는 미끼 상품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영감은 임금님께 이렇게 말한다. “1번·2번 앵무새는 제가 하는 말은 듣지 않아도 3번 앵무새가 하는 말은 무조건 듣습니다. 1번·2번 앵무새에게 외국어를 가르친 앵무새가 3번 앵무새입니다. 그리고 1번·2번 앵무새를 낳아서 키워준 어미 앵무새가 3번입니다.” 참으로 현명한 답이다. 군사부일체가 영원한 진리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이 말은 결코 고리타분하고 권위주의적 리더십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군사부일체가 영원한 진리인 이유는 리더·스승·부모의 역할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역할은 무엇일까. 시대에 따라 다를지 모르지만 오늘날은 멘토링이다. 멘토링과 컨설팅의 차이를 아는가. 그랬더니 어떤 분이 “돈”이라고 답한다. 물론 돈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것이 핵심은 아니다. 컨설팅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래야 돈을 받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멘토링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그것도 끝까지 들어주는 거다. 그러면서 맞장구도 쳐줘라. 그러면 여러분은 소통의 달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리더·선생·부모는 부하·학생·자식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다. 해결책은 본인이 스스로 찾을 것이다. 답을 주지 말고 찾도록 도와주라. 그게 생선을 주는 대신 생선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리더가 믿어주는 부하는 반드시 성과를 낸다. 선생은 학생이 할 일을 대신 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부모가 포기하지 않는 자식은 반드시 성공한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YYX5K7A91



출처: https://edutown.tistory.com/716 [초등교육마을 Photo Galle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답 주지 말고 찾도록 도와주라 마을지기 2020.03.11 209
56 문과생도 과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마을지기 2020.03.11 244
55 일본의 방역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동아광장/박상준] 마을지기 2020.03.11 124
54 목표 하나쯤 품고 사는 삶 마을지기 2018.06.14 260
53 인공지능 AI를 사랑한 남자, 그 감정은 진짜일까 [출처: 중앙일보] 마을지기 2018.05.26 675
52 키메라 장기·인공혈관·인공근육 ‘6백만불의 사나이’ 현실이 된다 마을지기 2018.05.12 344
51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은 삶 마을지기 2018.05.08 415
50 [마음읽기] 의리는 의미를 이길 수 없다 마을지기 2018.05.08 321
49 미국 교사들 "월급이 쥐꼬리" 거리로 뛰쳐나왔다 마을지기 2018.04.30 374
48 4차 산업혁명시대, 은퇴 뒤 재취업하기 쉬운 직업은 마을지기 2018.04.30 203
47 [책 속으로] 글쓰기 책의 이구동성…"많이·깊이·짧게·다시" 마을지기 2017.11.25 363
46 행복의 재정의가 필요한 시대 마을지기 2017.04.19 144
45 일자리 50%는 지금 당장 로봇 대체 가능 마을지기 2017.04.15 119
44 훌륭한 지도자의 으뜸 조건은 ‘머리보다 성격’ 마을지기 2017.04.09 195
43 24개 혁신기술 확산시기 마을지기 2017.04.04 127
42 4차 산업혁명- 혁신의 역설 마을지기 2017.01.30 539
41 도킨스 “생물학적 진화 아닌 문화적 진화, 그게 인류의 미래” 마을지기 2017.01.23 288
40 로봇이 사회·정치 부패 척결할 것-4차 산업혁명과 로봇 마을지기 2016.09.29 237
39 인류 5번 걸쳐 대륙간 대이동, 급격한 기후 변화 때문 마을지기 2016.09.23 277
38 [중앙시평] 리더는 갑다운 갑이어야 한다 마을지기 2016.08.22 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