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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힘이다<37> 글쓰기가 경쟁력<27>

마을지기 2011.12.30 11:02 조회 수 : 2335

언어가 힘이다 <37> 글쓰기가 경쟁력[중앙일보] 입력 2011.08.31 00:08 / 수정 2011.08.31 00:08

종이에 쓰는 것 자신 없다면 설계도 짜듯 개요 만들어보세요

집을 짓기 전에 설계도를 짠 뒤 공사에 들어가듯 글을 쓸 때도 구상을 가다듬고 글의 전체 윤곽을 머릿속으로 미리 그려 봐야 한다. 특히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구상을 가다듬은 뒤 개요를 작성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개요란 글을 쓰기 전에 글 전체의 윤곽을 머릿속에 그리고 그 내용을 도식화해 적은 것을 말한다. 평소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개요를 짠 뒤 써야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서술할 수 있다.

배상복 기자

1.개요 짜야 체계적 서술 가능

요즘은 대부분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쓴다. 한글이나 워드 등 컴퓨터의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좌판을 두드리면서 글쓰기를 한다. 그러다 보니 손으로 직접 종이에 대고 쓰면 글쓰기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항상 컴퓨터로 글을 쓰면 좋으련만 가끔은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바로 시험을 볼 때다. 시험 볼 때는 어쩔 수 없이 종이에 대고 직접 손으로 작성해야 한다.

연필로 글을 쓰는 연습을 해두지 않으면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이 종이 위에 잘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대입 논술이나 기업체 입사 시험 등 글쓰기 시험을 앞둔 사람들은 손으로 직접 작성하는 연습을 해 두어야 한다. 이때 꼭 필요한 것이 개요 짜기다. 종이에 대고 글을 쓸 때는 한번 작성하고 나면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개요를 짠 뒤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평소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시험을 볼 때만큼은 개요를 짠 뒤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정해진 시간에 맞춰 효과적으로 서술할 수 있다. 글의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고,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 나갈 수 있다. 불필요하게 내용이 중복되거나 중요한 내용을 빠뜨리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수험생들이 작성한 글을 보면 개요를 짠 뒤 서술했는지 그렇지 않은지 바로 알 수 있다. 개요를 짜지 않고 쓴 글은 체계가 엉성하고 논리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시험을 볼 때는 반드시 개요를 짠 뒤 그것을 봐가면서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서술해 나가야 한다. 평소 글쓰기 연습을 할 때도 이런 방법을 동원하면 실력이 빠르게 향상된다.

2.어구 또는 문장으로 개요 짜야

단계별로 중요한 내용을 핵심어만 사용해 구성하는 화제(話題)개요와 단계별로 중요 내용을 주어와 서술어를 갖춘 완전한 문장 형식으로 정리하는 문장(文章)개요가 있다. 화제개요는 제재를 나타내는 어구로 표현하는 개요이며, 문장개요는 소주제를 하나의 문장으로 작성해 표현하는 개요다.

화제 개요는 짧은 글이나 구조가 단순한 글을 작성할 때 주로 쓰인다. 문장 개요는 글의 구조나 주제가 복잡하거나 어려운 분야의 것이어서 어구만으로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서술을 하기 곤란할 때 주로 사용된다. 화제개요보다 문장개요가 자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완전한 문장으로 작성하는 만큼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화제 개요: 독서의 중요성

*문장 개요: 독서는 우리 삶을 풍족하게 한다.

*화제 개요: 세계화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문장 개요: 세계화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3.대항목 아래에 소항목으로

주어진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 개요를 짠다. 개요를 짤 때는 논의할 항목을 큰 것부터 세분화해 대항목·중항목·소항목 순으로 분류해 차례를 정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대항목·중항목·소항목으로 단계를 정하고 세분화하면 복잡하고 어려워지므로 대항목 아래에 바로 소항목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대항목 설정

대항목이란 하나의 주제를 크게 둘 이상의 대등한 논의 항목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 주제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세분할 때 가장 상위 범주에 속하는 소주제가 대항목이 된다. 주제의 내용, 문제의 요구 사항을 주요 논점으로 설정해 대항목을 정한다. ‘세계화’라는 주제를 예로 들면 대항목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으로 설정할 수 있다.

2)하위항목 설정

하위항목이란 대항목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말한다. 대항목에서 설정된 ‘긍정적인 측면’을 뒷받침하는 소항목으로 ‘경제효율의 극대화’ ‘자원배분의 최적화’ ‘규모의 경제이익 발생’ ‘생산과 소득 증대’ 등을 설정한다. 대항목 ‘부정적인 측면’에는 ‘일부 선진국이 세계경제 지배’ ‘개도국의 경제주권 침해’ ‘경제주체의 대외의존도 심화’ ‘국가 간, 계층 간 소득불균형 확대’ 등을 하위항목으로 설정하면 된다.

3)도식화

설정된 대항목과 하위항목을 서론-본론-결론의 틀에 대입해 도식화한다. 도식화 작업이 끝나면 반 이상 쓴 것이나 다름없다. 서론-본론-결론에 본론을 두 개의 대항목으로 나눈 개요는 가장 쉽고도 유용한 구조다. 논술뿐 아니라 일반적인 글도 이 구도를 기본으로 작성하면 된다.

그러나 부정적 측면, 긍정적 측면처럼 대항목이 두 개로 구분되면 쉽지만 항상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내용과 전체적인 분량에 따라 다르지만 세 개 정도의 항목으로 처리한다면 더욱 풍성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다만 개요를 이처럼 구체적이고도 정교하게 짠 뒤 글을 쓰는 것은 시간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어진 시간을 고려해 적절한 선에서 하면 된다.

[도식화의 예]

1.서론:

1)관심 환기-도입 문장

2)문제 제기

2.본론1-대항목 1

소항목 1)

소항목 2)

소항목 3)

소항목 4)

본론2-대항목 2

소항목 1)

소항목 2)

소항목 3)

소항목 4)

3.결론: 주제에 대한 해결방안 제시

[화제 개요]

1.서론

1)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

2) 긍정적 측면,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

2.본론1-1 긍정적인 측면

1) 경제효율의 극대화

2) 자원 배분의 최적화

3) 규모의 경제이익 발생

4) 생산과 소득 증대

본론2- 2 부정적인 측면

1) 일부 선진국이 세계경제 지배

2) 개도국의 경제주권 침해

3) 경제주체의 대외의존도 심화

4) 국가간, 계층간 소득불균형 확대

3.결론

국제적 분업의 이득을 확보하고 구조조정과 고도화를 통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어나가야. 세계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문장 개요]

1.서론


1) 세계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2) 하지만 세계화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2.본론1-1 긍정적인 측면

1) 경제효율을 극대화한다

2) 자원 배분을 최적화한다

3) 규모의 경제이익을 발생시킨다

4) 생산과 소득을 증대한다

본론2- 2 부정적인 측면

1) 일부 선진국이 세계경제 지배하게 된다

2) 개도국의 경제주권이 침해당한다

3) 경제주체의 대외의존도가 심화된다

4) 국가 간, 계층 간 소득불균형이 확대된다

3.결론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므로 적극적으로 추진해 국제적 분업의 이득을 확보하고 구조조정과 고도화를 통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세계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피해 산업과 농가의 보호 대책을 마련하는 등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

가능하면 완결된 문장을 써야 한다. 주관적이고 정서적인 글에서는 완결되지 않은 문장을 쓰는 것이 유용한 표현이 될 수도 있다. 즉 시·소설·수필 등 자기 표현이 목적인 글에서는 완결된 형식을 갖추지 않은 문장이 쓰는 이의 주관적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러나 논술문·기획서·제안서·보고서 등과 같이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글에서는 되도록 불완전한 문장을 피해야 한다. 감정에 호소하거나 겉멋을 부리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한시라도 늦추어선 안 된다. 신제품 개발을.

※목적어를 떼어내 강조한 듯한 표현이지만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글에서는 곤란한 표현이다.

→신제품 개발을 한시라도 늦추어선 안 된다.

써 볼 만한 방법은 모두 동원했는데 이제 어찌해야 할지….

※말줄임표로 문장을 끝내는 것은 소설이나 수필에서나 어울린다.

→써 볼 만한 방법은 모두 동원했는데 이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는 크게 실망했다. 이러한 결과가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

※서술어를 생략하고 명사로 문장을 끝내 어설프다. 문학적인 글이나 신문의 스케치 기사 등에서는 유용하게 쓰이나 일반 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는 크게 실망했다. 이러한 결과가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품의 허위·과장 광고, 불공정 거래 행위, 불량 식품의 증가.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요소가 한둘이 아니다.

※강조하기 위해 이처럼 어구로 문장을 끝낼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한 문장 안에서 모두 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품의 허위·과장 광고, 불공정 거래 행위, 불량 식품의 증가 등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요소가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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