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한국어

좋은 글마당

오늘:
282
어제:
248
전체:
1,610,778
Since 1999/07/09

평범한 선생님은 말을 하고, 좋은 선생님은 설명을 하며, 뛰어난 선생님은 몸소 보여주고, 위대한 선생님은 영감을 준다

언어가 힘이다 <14> 글쓰기가 경쟁력 ④ [중앙일보]

마을지기 2009.12.02 19:48 조회 수 : 6714

언어가 힘이다 <14> 글쓰기가 경쟁력 ④ [중앙일보]

2009.09.16 00:19 입력

처갓집→처가, 너무 과하다→과하다…중복 피하면 글이 깔끔해지죠

관련핫이슈

상대방이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하면 듣기 싫은 것과 마찬가지로 글에서도 가장 보기 싫은 부분 가운데 하나가 중복이다. 한 문장에서 같은 단어나 구절이 여러 번 나오기도 하고, 형태는 다르지만 같은 뜻이 반복되기도 한다. 한자어와 우리말이 어울리면서 생긴 겹말이 쓰이는 경우도 많다. 같은 단어나 표현이 반복되면 읽기 불편하고 지루해진다. 한 문장에서뿐 아니라 주변 문장이나 전체 글에서도 가능하면 중복을 피해야 한다.

배상복 기자, 일러스트 강일구

일러스트 강일구
한 문장에 같은 단어 문맥 맞게 다른 말로 바꿔야

글쓰기 훈련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사람의 글일수록 단어의 중복이 눈에 많이 띈다. “어떤 경우에는 ~한 경우가 있으며, 이 경우 ~한다”는 식으로 같은 단어를 반복 사용함으로써 문장을 볼품없이 만든다. 요령을 부려 “어떤 경우에는 ~한 예가 있으며, 이때는 ~한다”로 적당히 바꾸면 부드러운 문장이 된다. 이처럼 반복되는 단어를 의미상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다른 낱말로 바꾸어 주거나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은 생략하면 어느 정도 중복을 피할 수 있다.

[예문] 수업시간에 배운 것은 수업시간에 다 이해하고 넘어가야지 수업시간에 놓치면 따라오기 힘들다.

[해설] 한 문장에서 ‘수업시간’이 세 번이나 나온다. 문맥에 맞게 적당히 다른 말로 바꾸어 주면 된다.

[수정] 수업시간에 배운 것은 그 자리에서 다 이해하고 넘어가야지 한번 놓치면 따라오기 힘들다.

[예문] 우리 학교는 이 지역에서 역사와 전통이 가장 오래된 학교이며,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한 학교다.

[해설] ‘학교’가 겹쳐 나온다. ‘~는 ~다’ 형태에서 많이 나오는 중복으로, 뒤의 것은 다른 단어로 교체하거나 말을 바꾸면 된다.

[수정] 우리 학교는 이 지역에서 역사와 전통이 가장 오래됐으며,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한 곳이다.


구절 중복 문장 단조로워져…다른 표현 찾아야

구절 중복은 구(句) 또는 절(節)의 중복을 말한다. ‘~할 수 있는’ ‘~하기 위해’ ‘~에 대한’ 등 주로 구 형태의 중복이 많으며, 글 쓰는 사람의 습관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표현을 다양하게 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같거나 비슷한 구절을 되풀이함으로써 문장이 단조로워진다. 단어의 중복과 마찬가지로 필요 없는 것은 빼고 중복되는 부분을 문맥에 맞게 적당히 다른 표현으로 바꾸어 주면 단순함을 피할 수 있고, 글도 훨씬 부드럽게 흘러간다.

[예문] 거시지표상으로 볼 때 현 경제상황을 위기라 할 수 없지만 투자와 소비 위축으로 볼 때 심각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해설] ‘~로 볼 때’가 반복돼 단조롭다. 앞의 것을 ‘~로 보면’ 또는 ‘~로는’으로 바꾸면 된다.

[수정] 거시지표상으로 보면[거시지표상으로는] 현 경제상황을 위기라 할 수 없지만 투자와 소비 위축으로 볼 때 심각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예문]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건물 입구에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한 바리케이드를 이중 삼중으로 설치했다.

[해설] ‘테러를 막기 위해’ ‘진입을 막기 위한’ 등 ‘~를 막기 위해(위한)’라는 표현이 반복돼 단조롭다.

[수정]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건물 입구에 차량 진입 방지용 바리케이드를 이중 삼중으로 설치했다.


같은 의미 되풀이 불필요한 말 때문에 글 늘어져

모양이 같은 단어나 구절은 아니지만 내용상 동일한 의미가 되풀이되는 것을 말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에서처럼 의미를 부연하거나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며, 새로운 내용 없이 표현만 달리해 같은 말을 또 하는 것이다. 똑같은 단어나 구절의 중복처럼 눈에 바로 띄지는 않지만 같은 내용을 되풀이해 문장이 늘어짐으로써 읽는 속도를 떨어뜨리고 지루한 느낌을 준다.

[예문] 행복해지려면 우선 자신의 건강부터 먼저 신경 써야 한다.

[해설] ‘우선’과 ‘먼저’는 같은 뜻이므로 하나만 있으면 된다.

[수정1] 행복해지려면 우선 자신의 건강부터 신경 써야 한다.

[수정2] 행복해지려면 자신의 건강부터 먼저 신경 써야 한다.

[예문] 우리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결사적으로 싸웠다.

[해설] ‘죽기를 각오하고’와 ‘결사적으로’는 같은 의미다.

[수정1] 우리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다.

[수정2] 우리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결사적으로 싸웠다.


겹말 군더더기 표현으로 언어 경제성 떨어뜨려

겹말은 대부분 한자어와 우리말이 어울리는 형태를 띤다. 한자어만으론 무언가 의미 표현이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겹말은 비효율적인 군더더기 표현으로 언어의 경제성을 떨어뜨리므로 피해야 한다. 겹말이 많으면 한자어의 뜻을 정확히 모르고 썼거나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기 때문에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예문] 고교생 대부분은 학교를 마치면 학원으로 곧바로 직행한다.

[해설] ‘직행한다’가 곧바로 간다는 뜻이므로 ‘곧바로’는 겹말이다.

[수정1] 고교생 대부분은 학교를 마치면 학원으로 직행한다.

[수정2] 고교생 대부분은 학교를 마치면 학원으로 곧바로 간다.

[예문] 남북 관계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해설] ‘기로(岐路)’가 중대한 고비를 의미하므로 ‘중대한’은 겹말이다.

[수정] 남북 관계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뉴스 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세요? 뉴스클립으로 e-메일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