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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주5일 수업, 부작용 최소화하려면

마을지기 2011.04.21 05:28 조회 수 : 5187

 주5일 수업, 부작용 최소화하려면[중앙일보] 입력 2011.04.21 00:29 / 수정 2011.04.21 01:15
올 7월부터 20인 이상 사업장까지 주5일제를 시행하는 것에 맞추어 학교도 주5일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정부도 주5일제 수업 전면 실시에 따른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을 때 대두될 문제는 학교·가정·사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학교교육과 관련해선 교육과정 파행 운영 가능성 증가, 이틀간의 공백으로 인한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 증가, 수업일수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학력 하락 등을 들 수 있다. 수업일수가 줄어들 경우 학교는 눈에 드러나는 학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주지(主旨) 교과가 아닌 다른 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게 될 것이다. 이틀간 학교를 떠나 있다가 돌아오게 되면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생활지도 및 학습지도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또한 그동안 국제사회에서는 한국학생들의 학력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로 수업일수가 많은 것을 들고 있었던 것에 비추어볼 때 장기적으론 전반적인 학력 저하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가정과 관련해서는 사교육비 증가, 방치되는 아이들 증가 등의 문제가 커질 것이다. 주 5일제를 하기 어려운 5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가 전체 임금 노동자의 18%에 달하고, 환경이 열악한 자영업자가 총 근로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은 상황에 비추어볼 때 다른 나라에 비해 집에 방치될 아이들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가정배경에 따른 교육 양극화 심화, 토요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교육예산 증가 등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완화시키면서 주5일 수업 전면 실시가 우리 아이들 교육에, 그리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도록 하기 위해선 이미 논의되고 있는 온종일 돌봄교실 확대, 지자체 대체 프로그램 개설 방안과 함께 몇 가지 대책이 요구된다.
 우선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기업체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조직이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높여 사회 전체 성인들의 교육역량을 향상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각 기관들이 토요일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공하고, 개인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활동을 할 때 교육봉사활동을 교육기부로 간주해 개인과 조직에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준다면 사회 전체의 행복지수도 높아질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토요일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사람이 많고, 여가 시간 증가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은 따분하고 지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느낀다고 한다. 이들이 여가 시간을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주5일제가 정착되는 상황에서 부모가 자기 자녀만 개별적으로 데리고 다니는 대신 학부모가 학교의 프로그램을 도우면서 자녀를 함께 참여시킬 수 있도록 교육봉사 세금감면 혜택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하는 체험활동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더 좋아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지적·정서적 성장에도 더 도움이 된다.

 물론 토요일 프로그램 운영의 주체는 학교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토요일은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도록 제도화하고 필요한 유인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부분적인 주5일제 수업 실시 경험과 외국의 사례를 토대로 문제점을 분석하여 철저히 대비함으로써 이 제도 도입이 교사의 근무 여건 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지적·정서적 성장,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적인 행복지수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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