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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 메신저 대화에 익숙해 글씨 엉망에다 맞춤법도 틀려
교사들 "악필 학생 너무 많아"

1~2학년 한글 쓰기·읽기 교육 내년부터 두 배 늘리기로

초등학생 3학년에 한 달간 '쓰기 교육' 해보니 외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인 정모(37)씨는 지난 학기 내내 곤욕을 치렀다. 한글을 떠듬떠듬 겨우 읽는 상태로 입학한 아들이 입학 3주 만에 학교에서 받아쓰기 시험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글씨 쓰는 순서를 몰라 받침부터 그리는 수준인 아이는 매주 받아쓰기 시험에서 20~30점을 받아왔다. 담임교사가 "다른 아이들이 다 쓸 줄 알기 때문에 한 명만 붙잡고 가르쳐 주기 어렵다"며 "엄마가 집에서 좀 챙겨주시라"고 연락해 왔다. 정씨는 "어린이집에서 한글 학습지를 권유할 때 거절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한글 교육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적어도 모국어는 공교육에서 책임지겠다는 취지에서다. 취학 전 한글을 떼는 과정에서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 한글을 익히지 못한 채 입학한 아이가 학습 부진을 겪는 부작용을 없애겠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수업 92시간 중 한글 읽기·쓰기에 55시간을 배정했다. 1주일에 3시간씩 배우는 셈이다. 아직 교과서 개발이 덜 끝난 1학년 2학기와 2학년 과정까지 더하면 한글 교육 시간이 60시간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초등 1·2학년 때 27시간 한글을 배운다. 지금보다 배 이상 한글 익히기 시간이 늘어나는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에서 연필 쥐는 법부터 체계적으로 한글 교육을 실시하겠다"며 "학부모들이 조기 한글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글 안 떼고 오면 수학도 뒤처져"

현재 학부모들 사이에는 '초등학교 입학 전 유치원·어린이집이나 학습지를 통해 한글을 당연히 떼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초등 1학년 담임인 김모(52)씨는 "우리 반 27명 중 한글을 모르고 입학한 아이는 1명뿐"이라며 "가나다 배우는 단원은 다 같이 읽어보기만 하고 지나간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글을 익히지 못한 채 입학하는 소수의 아이들이다. 한글을 아는 대다수 학생에게 맞춰 수업하다 보니 처음부터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는 점점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북의 한 초등학교 민모 교사는 "최근 수학도 단순 연산이 아니라 이야기식으로 바뀌면서 한글을 모르면 수학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런 아이들이 점점 자신감을 잃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 저학년 때 한글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면 여러 과목에서 학습 결손이 일어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며 "특히 급증하는 다문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데도 한글 교육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수학 교과서도 스토리텔링 방식을 유지하되 글의 양을 줄이고 그림을 많이 넣어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악필(惡筆) 초등학생 없앤다

교육부는 특히 '쓰기' 교육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길든 학생들이 한글을 종이 위에 정확하게 써보는 경험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장 교사들도 "아이들이 맞춤법을 틀려도 상관하지 않고 글씨도 점점 엉망이 돼 간다"며 "어려서부터 연필로 글씨 쓰기보다 스마트폰 메신저로 대화 나누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교총의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교사 620명 중 94.2%(584명)가 "(과거에 비해 ) 글씨를 잘 못 쓰는 학생이 늘었다"고 답했다.

다만 교육부는 교사용 지도서에 '입학 초부터 어려운 받침이 들어가는 글자를 무리하게 받아쓰게 해 한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한다'는 유의 사항도 명시하기로 했다. 또 전국의 유치원·어린이집에는 보호자에게 은근히 한글 교육을 권하거나 일기 쓰기 등 초등 저학년 수준의 한글 교육을 하지 않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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