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는 '스펙'은 영어가 아닌 컴퓨터활용 능력이나 스피치 능력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초 대기업, 공기업, 금융기관, 외국계 기업의 20∼30대 대졸 직장인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직장인은 실제 회사업무 수행에 있어 도움이 되는 사항(복수 응답)들로 컴퓨터활용 능력을 77.5%로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발표, 보고 등 스피치능력 48.9%, 업무자격증 38.1%, 전공지식 32.4%, 인턴경험 25.8% 순으로
답했다.
영어점수(23.0%)나 해외유학 경험(10.6%), 수상 및 참가 경험(7.9%) 등은 상대적으로 실무수행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는 전경련이 지난해 4월 취업 준비 대학생 815명에게 취업을 위해 준비중인 스펙에 대해 설문한 결과
영어점수(69.2%), 자격증(64.5%), 학점관리(57.8%) 순으로 답한 것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영어점수가 업무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 77%의 직장인들은 그 이유로 '영어를 쓸 일이 없는 업무를 하고 있어서'(53.9%)라는 답변과 함께
'영어점수가 높아도 실제 영어실력이 좋지 않아서'(20.8%), '영어가 필요할 때에는 통역사 등 전문인력을 고용하기 때문에'(16.9%) 등을
들었다.
영어를 쓸 일이 없는 업무를 하는 직장 유형은 공기업 직장인이 64.5%로 가장 많았고 대기업(49.2%),
금융기관(45.9%), 외국계 기업(30.8%) 순으로 이어졌다.
컴퓨터를 활용한 문서작성 능력이 업무수행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이들은 그 이유로 '신속한 업무처리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54.2%)거나 '내부보고서 및 발표자료를 잘 만들 수 있다'(36.1%)는 점을
꼽았다.
업무처리의 신속성을 중시한 응답자는 외국계 기업(73.5%)이 공기업(59.8%), 금융기관(50.0%),
대기업(49.1%) 직장인보다 많았고 여성(58.2%)이 남성(49.8%)보다 높았다.
업무수행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도 컴퓨터관련
자격증(42.6%)이었다.
직무관련 자격증(39.7%), 제2외국어 자격증(12.1%)이 그 뒤를 따랐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직장생활에 실제 많이 쓰이지 않는 영어점수를 높이려 취업 준비생들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입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컴퓨터활용능력, 스피치능력, 업무자격증 등을 갖추는데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