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좋은 수업
간혹 초등교사라는 직업을 매우 쉬운 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가르치는 것이 ‘별거 아닌 일’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보면서 ‘이까짓 거 하루면 다 가르치겠다’. 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은 수업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수업에 대한 전문성이란 무엇일까요? 수업의 전문성이란, 학생들에게 성취시키려고 하는 수업 목표를 보다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교사의 수업이 일반 사람의 수업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대다수의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경우, 그 수업은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좋은 수업이란 바로 교사가 수업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수업일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좋은 수업’이란 어떤 수업일까요? 우선 수업에 대한 준비와 계획이 철저한 수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근무했던 모 학교 에서는 학년에서 각자 담당과목을 정하여 두 달 전에 가르칠 내용을 미리 연구하고, 동학년 선생님에게 알려주며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서로 협의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가르칠 내용을 미리 연구하고 나니 수업 내용과 관련되는 모든 것들이 귀중한 수업자료로 보였고, 함께 고민하면서 즐겁게 가르쳤던 기억이 소중하게 남아 있습니다. 준비와 계획이 철저한 수업은 당연히 질 높은 수업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다음은 수업 목표에 도달하는 수업입니다. 교생지도를 함께 했던 동료 선생님께,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교생선생님이 수업 목표와는 관련이 없는 야화를 들려주다가 사회 수업 한 시간이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수업의 목표는 우리들이 도착해야 할 목적지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수업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목적지에 정확히 도착했을 때 바로 좋은 수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업을 마칠 때까지 교사는 학생들이 도착해야 할 수업 목표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흥미 있고 재미있는 수업,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업도 좋은 수업의 조건입니다. 간혹 교사가 수업의 대부분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 작용이 활발하면서 학생들에게 많은 시간과 기회를 부여하는 수업이 좋은 수업입니다. 혹시 교사는 시간을 풍족하게 사용하면서 정작 학생을 이해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수업, 효과적인 수업모형과 방법이 적용된 수업, 내용이 분명하게 전달되는 수업, 자료와 교수매체 등이 잘 갖추어진 수업, 교사가 반성하고 연구하는 수업 등이 ‘좋은 수업’ 이 갖추어야 할 조건입니다.
자, 그렇다면 좋은 수업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좋은 수업의 조건들을 잘 갖춘 수업을 해야겠지요. 그리고 우선 수업을 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주세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활동 중에서 범죄예방교육, 경제교육 등의 외부 강사들의 수업 내용을 보면 아쉬움이 많을 때가 있습니다. 강의 내용을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해서 강사도 힘들고 학생들도 힘든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잘 이해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수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우리 초등교사만의 전문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학생들의 도전적인 학습의욕을 높여주세요. 수업의 동기유발에서부터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수업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말 재미있겠구나, 과연 어떻게 될까? 나도 한 번 해봐야겠다.’ 이런 마음을 줄 수 있는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해보세요. 학생들이 관심과 의문을 갖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수업이야말로 정말 좋은 수업, 살아있는 수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사고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세요. 발문을 하고 곧바로 손드는 학생을 지목하고, 학생들이 생각하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해서 선생님이 정답을 말해버린다면 학생들은 더 이상 사고하기를 거부할 지도 모릅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주고 기다려 준다면 학생들은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찾아낼 것입니다. 또 지나치게 친절한 수업은 학생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교사가 다 설명하고 가르쳐주는 것보다 학생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서 스스로 알아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수업이 바로 좋은 수업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수업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고민하라는 것입니다.
교직 경력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가르친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기만 합니다. 만약 다른 일을 20년 가까이 해왔다면 아마도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르친다는 것은 좀 다릅니다. 하면 할수록 힘들고,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도 학생들에게 더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하여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우리들이 있기에 ‘교사’의 길은 언제나 소중하고 행복합니다.
자료출처 : 서울교대학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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