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날그날의 상황이 대통령에게 좋건 나쁘건, 중요한 것은 오직 내 앞에 나타난 진실이 무엇이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오바마가 어떻게 사진 앵글의 구석에 처박힐 수 있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말들이다.
보스턴대와 캔자스주립대(석사)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수자는 신문 사진기자 출신이다. ‘시카고 트리뷴’에서 10년간 일했다. 그는 지난해 말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첫 인터넷 공개 질의응답을 하면서 “조그만 신문사에서 마감시간에 쫓기며 다양한 일을 경험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수자는 2005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오바마를 만났다. 그 뒤 프리랜서로 전환해 줄곧 오바마를 찍었다. 2008년 여름, 대선을 4개월 앞두고 수자가 발간한 사진집 『버락 오바마의 부상(浮上)』은 베스트 셀러가 됐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백악관 사진작가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수자는 백악관에서 오바마와 모든 동선을 함께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제는 백악관 누구도 현장에 내가 있다는 사실을 어색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수자는 오바마가 장소를 불문하고 참모들과 격의 없이 논의하는 모습, 두 딸 그리고 검정 개 ‘보’와 뛰어노는 모습 등을 거의 매일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오바마의 실용적 이미지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수자는 공개 질의응답에서 “백악관 사진 담당 에디터가 그날 찍은 사진의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만, (찍은 사진의) 약 98%가 나와의 협의를 거쳐 공개된다”고 설명했다. “취미로 사진 찍을 때는 주로 무얼 찍느냐”는 질문에 대해 수자는 “취미로 사진을 찍는 일은 없다. 지금 백악관에서의 취미는 시간이 나면 잠을 자는 것”이라고 진지하게 답했다. 지금껏 찍은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 재미있다. “그런 건 없다. 내일 찍을 사진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일한다.”